자신들이 원하는 ‘소음’을 내기 위해 공연이 시작됐는데도 기타를 튜닝하고, 준비만 한다. 완벽하게 준비가 끝났는지, 공연이 시작되었고, 팬들은 열광의 스로틀을 슥 당겼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들의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아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기타를 치던 손을 멈췄다.



돈 내고 공연 보러 갔더니 무대 매너 따위는 갖다 버린 이 밴드. ‘맥 커터’라도 공연을 보러 가주는 팬들의 눈빛은 무시하고, 신발만 보며 연주를 하는 마이웨이 주인공은 바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770" height="1020"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1.jpeg" alt="마이-블러디-발렌타인-슈게이징" class="wp-image-6066"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1.jpeg 77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1-226x300.jpeg 226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1-768x1017.jpeg 768w" sizes="(max-width: 770px) 100vw, 770px" /></figure>



<h2 class="wp-block-heading" style="font-size:18px"> “기타로 할 수 있는 건 이제 다 나왔다”</h2>



 섹스 피스톨스, 라몬즈 같은 펑크 음악에 빠져있던 케빈 실즈에게 드러머인 친구 콜름 시오소익이 밴드를 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케빈 실즈는 기타도 제대로 칠 줄 몰랐지만, 멤버들을 모집해 공포 영화 &lt;마이 블러디 발렌타인&gt;(1981)의 제목을 따와 밴드를 일단 만들었다.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large"><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683" height="1024"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683x1024.jpeg" alt="마이-블러디-발렌타인-슈게이징" class="wp-image-6067"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683x1024.jpeg 683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200x300.jpeg 2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768x1152.jpeg 76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jpeg 1000w" sizes="(max-width: 683px) 100vw, 683px" /></figure>



 80년대 청년들은 한창 테크노, 하우스 등의 전자 음악과 레이브파티를 즐기면서 기타로 낼 수 있는 사운드는 다 나왔다고 말했다. 기타 음악의 종말을 선언하는 듯했다. 그러나 케빈 실즈는 보란 듯이 새로운 사운드를 들고 와 밴드 팬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large"><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1024" height="683"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1-1024x683.jpeg" alt="마이-블러디-발렌타인-슈게이징" class="wp-image-6068"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1-1024x683.jpeg 1024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1-300x200.jpeg 3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1-768x512.jpeg 76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1.jpeg 1500w" sizes="(max-width: 1024px) 100vw, 1024px" /></figure>



<h2 class="wp-block-heading" style="font-size:18px"> 슈게이징 붐은 온다.</h2>



 슈게이징(Shoegaze) 음악은 기타 이펙터를 층층이 쌓아 만들어진 ‘노이즈’가 특징이다. 어느 날 케빈 실즈는 슈게이징의 선구자라 불리는 ‘더 지저스 앤 매리 체인’의 ‘Psychocandy’를 듣고, 이거다!라는 느낌이 왔다. 슈게이징으로 노선을 틀었고 보컬 빌린다 부처가 밴드에 참여하며 우리가 아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이 새롭게 탄생했다.&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large"><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1024" height="704"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2-1024x704.jpeg" alt="마이-블러디-발렌타인-슈게이징" class="wp-image-6069"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2-1024x704.jpeg 1024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2-300x206.jpeg 3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2-768x528.jpeg 76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2.jpeg 1437w" sizes="(max-width: 1024px) 100vw, 1024px" /></figure>



 노이즈 섞인 기타 사운드에 몽환적인 목소리를 처음으로 담아낸 &lt;Isn’t It Anything&gt;은 슈게이징 붐의 시작을 알렸다. 이 앨범에 영향을 받아 슬로우 다이브, 러시 등의 슈게이징 밴드들이 속속히 나타났다. 오아시스가 속한 레이블로 유명한 ‘크리에이션 레코즈’와 만나 곧장 다음 앨범을 준비했다.



<h2 class="wp-block-heading" style="font-size:18px">너넨 돈만 나가는 밴드야</h2>



 케빈 실즈의 지독한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새로운 앨범은 나올 생각을 안 했다. 약 3년간 57대의 기타, 43대의 앰프, 18명 이상의 엔지니어 등 완벽한 사운드를 내기 위해 폭주하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덕분에 회사는 어마무시한 돈과 시간을 치러야 했다.&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1000" height="1000"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3.jpeg" alt="마이-블러디-발렌타인-슈게이징" class="wp-image-6070"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3.jpeg 10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3-300x300.jpeg 3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3-150x150.jpeg 15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3-768x768.jpeg 768w" sizes="(max-width: 1000px) 100vw, 1000px" /></figure>



지루한 기다림 끝에 역사적인 앨범 &lt;Loveless&gt;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쌓이고 쌓인 노이즈가 일으킨 불협화음 사이로 나오는 몽환적인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부조화가 만들어낸 조화가 꾹꾹 담긴 &lt;Loveless&gt;는 평단의 엄청난 극찬을 받았고, 현재까지도 슈게이징하면 떠오르는 하나뿐인 전설의 앨범으로 인정받고 있다.&nbsp;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696" height="522"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7.jpeg" alt="마이-블러디-발렌타인-슈게이징" class="wp-image-6074"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7.jpeg 696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7-300x225.jpeg 300w" sizes="(max-width: 696px) 100vw, 696px" /></figure>



 돈만 나가는 밴드라는 타이틀이 참으로 어울렸던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이다. 평단의 극찬을 받았지만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상업적으로 실패했으니 말이다. 결국 크리에이션 레코드와는 이별했고, 유니버설 산하의 아일랜드 레코드에 새 둥지를 틀게 된다. 케빈 실즈의 완벽주의는 어디 가지 않았고, 21년 만에 &lt;m b v&gt;가 나타났다. 요즘 앨범 안내는 아티스트들과는 차원이 다른 공백 기간이다.



<h2 class="wp-block-heading" style="font-size:18px">우리 음악은 시끄러우니 귀마개를 끼세요</h2>



2018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이 나타났다. 그들이 연주를 시작하기 전, 전광판에는 이런 경고 문구가 나타났다.



“오늘 공연은 노이즈가 강한 사운드로 귀에 무리가 올 수 있습니다. 앞쪽에 위치한 관객분들은 이어 플러그를 받으신 후 착용해 주세요”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large"><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1024" height="1024"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4-1024x1024.jpeg" alt="마이-블러디-발렌타인-슈게이징" class="wp-image-6071"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4-1024x1024.jpeg 1024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4-300x300.jpeg 3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4-150x150.jpeg 15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4-768x767.jpeg 76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4.jpeg 1182w" sizes="(max-width: 1024px) 100vw, 1024px" /></figure>



 그들은 원하는 사운드를 내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장비들을 들고 다닌다. 소음을 ‘쌓는다’는 음악의 특징 때문에 이들이 공연할 때면, 비행기가 이륙하는 정도의 굉음을 낸다. 그래서 그들이 공연장에 나타날 때면 행사 요원들은 귀마개를 관객들에게 나눠준다.



<h2 class="wp-block-heading" style="font-size:18px">슈게이징 붐이 올까?</h2>



 2021년 ‘파란 노을’의 &lt;To See The Next Part Of The Dream&gt;이라는 앨범이 외국 힙스터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자 다시금 슈게이징이 떠올랐다. 혁오의 현재 기준 마지막 앨범인 &lt;사랑으로&gt; 역시 슈게이징을 표방한다.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1000" height="1000"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5.jpeg" alt="마이-블러디-발렌타인-슈게이징" class="wp-image-6072"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5.jpeg 10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5-300x300.jpeg 3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5-150x150.jpeg 15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5-768x768.jpeg 768w" sizes="(max-width: 1000px) 100vw, 1000px" /></figure>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full"><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1000" height="1000"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6.jpeg" alt="마이-블러디-발렌타인-슈게이징" class="wp-image-6073"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6.jpeg 10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6-300x300.jpeg 30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6-150x150.jpeg 15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다운로드-6-768x768.jpeg 768w" sizes="(max-width: 1000px) 100vw, 1000px" /></figure>



 화음과 아름다운 멜로디가 아닌, 불협화음과 불규칙한 소리들로 ‘새로운 음악’을 정립해낸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그 사이로 새어 나오는 꿈결같은 분위기는 그들의 뭣 같은 무대매너도 잊게 만든다. 이지 리스닝이 난무하는 시대 지쳤다면,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아름다운 소음을 들어보는 것이 어떨까.



<figure class="wp-block-image size-large"><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width="751" height="1024"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akqmfqkf-2_waifu2x_photo_noise2_scale-751x1024.png" alt="마이-블러디-발렌타인-슈게이징" class="wp-image-6075" srcset="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akqmfqkf-2_waifu2x_photo_noise2_scale-751x1024.png 751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akqmfqkf-2_waifu2x_photo_noise2_scale-220x300.png 220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akqmfqkf-2_waifu2x_photo_noise2_scale-768x1047.png 768w, 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2024/05/akqmfqkf-2_waifu2x_photo_noise2_scale.png 952w" sizes="(max-width: 751px) 100vw, 751px" /></figure>

아름다운 노이즈의 왕과 여왕들,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팬들을 앞에 두고 신발만 바라보는 밴드

1985년, 음악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밴드, 라디오헤드가 결성됐다. 그리고 밴드에 소속된 다섯 명의 구성원은 놀랍게도 학창 시절부터 친구였다. 
영국 옥스퍼드셔에 있는 애빙던 스쿨에 다니던 톰 요크, 조니 그린우드, 에드 오브라이언, 콜린 그린우드, 필 셀웨이는 서로 음악적인 영감을 주고받으며 학교 음악실에서 함께 작업을 이어 나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자신들이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슈퍼밴드’로 성장하게 될 줄은.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b69bd1d95635e.jpeg" data-files="[object Object]" />‘라디오헤드(RadioHead)’라는 이름이 탄생하기 전, 멤버들은 ‘온 프라이데이(On Friday)’라는 다소 촌스러운(?) 이름으로 그룹을 결성했다. 학교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서 음악 작업 및 연습을 했던 추억에서 착안한 이름이었다. 다행히도, 메이저 활동을 진행하기 전에 새로운 이름으로 밴드명을 교체했다. 그 이름이 바로 미디어로부터 일방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진 ‘라디오헤드&#8217;다. 
<hr />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34a1783bebeb5.jpeg" data-files="[object Object]" />자국 밴드를 무시해?
등장과 동시에 주목받는 밴드는 많지 않다. 물론 있겠지만, 손에 꼽는다. 라디오헤드 역시 처음으로 선보인 EP [Drill]은 큰 주목을 받는데 실패했다. 그리고 그해 9월, 라디오헤드는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이 담긴  싱글을 발매했다. 
“라디오헤드는 몰라도, ‘Creep’은 알지&#8221;라는 사람이 많다.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첫 EP 발매 후 선보인 싱글이 바로 ‘Creep’이기 때문이다. 처음 들어본다고? 들어보면 안다. 그래서 ‘Creep’이 라디오헤드의 곡들 중 가장 위대하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냐고? 아쉽지만 그건 또 아니다. 심지어 처음 ‘Creep’이 발매됐을 때는 오히려 너무 우울하고 감상적인 멜로디 때문에 혹평이 쏟아졌다. 그리고 다음 해, 심혈을 기울인 준비 끝에 데뷔 앨범 [Pablo Honey]를 발매했지만, 영국에서 안타까울 정도로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6abd9439b84f0.jpeg" data-files="[object Object]" />어디서 대박이 났다고? 
밴드와 소속사 EMI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그저 그런 밴드로 남게 되는 것이 두려웠고, 거듭된 실패에 멘탈이 흔들렸다. 그러나 그때, 예상치 못했던 소식이 들려왔다. 바다 건너 먼 나라 이스라엘에서 ‘Creep’이 국민들을 사로잡았다는 것. 그들은 즉시 이스라엘로 날아갔다. 
좋은 소식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또 다른 먼 나라인 미국에서 ‘Creep’이 대히트를 쳤다. 너바나의 사운드에 미쳐있던 미국인들의 귀에 ‘Creep’은 달콤하게 녹아들었고, 라디오헤드를 당장 미국으로 모셔오라는 요구가 솟구쳤다. 
맞다, 라디오헤드는 자국인 영국을 제외하고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데 성공했다. ‘Creep’이 수록된 1집 앨범은 당연하게도 불티나게 팔렸고, 덕분에 라디오헤드는 2집부터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게 됐다.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5813625c19e66.jpeg" data-files="[object Object]" />영국인은 영국 밴드 음악을 들어라
라디오헤드는 왜 자국에서 인기가 없었을까? 당시 영국은 ‘브릿팝&#8217; 열풍이 불고 있었기 때문 라디오헤드처럼 우울한 노래를 부르는 밴드에게는 관심을 줄 여유가 없었다. 
영국은 미국을 장악한 밴드 너바나의 음악을 배척하고, 1960년대 사운드를 기반으로 새롭게 탄생한 밝은 분위기의 브릿팝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이러한 현상과 문화적 흐름에 라디오헤드는 코웃음 쳤다. 브릿팝 따위는 1960년대 음악의 카피 수준일 뿐이라며 무시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처럼 영국과 라디오헤드는 ‘상극&#8217;이었다.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f8e607d6795db.jpeg" data-files="[object Object]"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앨범의 탄생
1995년, 라디오헤드는 2집 [The Bends]를 발매했다. 그들은 1집의 큰 성공 덕분에 앨범에 담고 싶었던 사운드를 마음껏 담을 수 있었다. 물론 부담도 컸다. 1집의 성공, ‘Creep’의 인기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충족시켜야 했기 때문.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말해서 뭐 하나, 공개와 동시에 차트 순위를 갈아엎었다. 평단과 대중의 찬사가 동시에 쏟아졌다. 라디오헤드를 무시하던 영국까지도 2집을 듣고 태도를 180도 바꿨다. 이때부터 라디오헤드는 영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당당하게 올라섰다.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b901f4de9e0a0.jpeg" data-files="[object Object]" />컴퓨터가 무서워
그리고 그로부터 불과 2년이 지난 1997년, 라디오헤드는 세상을 발작시킨 2집 [The Bends]를 뛰어넘는 괴물 같은 앨범, [OK Computer]를 공개했다. 라디오헤드의 세 번째 정규 앨범이었다. 
센세이셔널, 앨범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다.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두려운 존재의 등장과 세기말의 불안정함이 담긴 [OK Cpmputer], 라디오헤드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밴드 음악에 섞어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를 표현했다. 
이 앨범은 지금까지도 라디오헤드를 상징하는 최고의 명반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2af0e3d248dd8.jpeg" data-files="[object Object]" />말 그대로 승승장구
라디오헤드는 날아올랐고, 안정적인 비행을 이어나갔다. 모든 앨범이 비평가들로부터 광범위한 호평을 받았고, 그래미와 NME 상을 휩쓸었다. 콘서트를 열면 그들을 보기 위해 모여든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티켓은 매번 단 한 장도 남지 않고 매진됐다. 
큰 인기를 얻은 만큼 대중적인 사운드로 안정적인 인기를 이어나갈 수 있었지만, 라디오헤드는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2000년에 공개된 앨범 [Kid A]는 쇼킹 그 자체. 락 사운드에 재즈와 일렉트로닉, 재즈 사운드를 결합하는 놀라운 시도를 감행한 것. 톰 요크의 우울하고 몽환적인 보컬과 라디오헤드의 얼터너티브 한 사운드 위에 다양한 장르가 섞이자 처음 듣는 새로운 소리가 완성됐다.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ff0fa75b685d3.jpeg" data-files="[object Object]" />원하는 만큼만 돈 내세요
라디오헤드는 음악적인 도전과 실험은 물론이고, 음반을 배포하는 방식에서도 혁신적인 실험을 진행했다. 때는 라디오헤드가 월드투어를 마치고 휴식기에 들어간 지 3년이 지난 2007년이었다. 심적인 변화로 기존에 소속되어 있던 대형 기획사 ‘EMI’를 나온 라디오헤드가 무소속으로 처음으로 공개하는 정규 앨범이었다. 
앨범의 이름은 [In Rainbows], 이 앨범은 이름처럼 새롭고 다채로운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라디오헤드는 클래식과 일렉트로닉을 넘어서 피아노와 첼레스타, 옹드 마르트노처럼 다양한 호리를 내는 악기들을 동원했다. 직접 앨범의 수록곡을 들어보면 피부로 느껴지는 신선함과 라디오헤드만의 분위기, 귀를 울리는 다채로운 사운드의 향연을 느낄 수 있다.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c17b2bdaf2cac.jpeg" data-files="[object Object]" />놀라운 점은 라디오헤드가 이 완성도 높은 정규 앨범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8217;로 공개했다는 점이다. 물론 완전 ‘무료&#8217;는 아니었다. 유저들에게 돈을 낼 것인지, 혹은 무료로 다운로드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을 제시했다. 이 말인즉슨, 누구든 원한다면 돈을 내지 않고 무료로 앨범의 전곡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뜻. 
다른 음원 사이트에서는 앨범을 공개하지 않고, 단독으로 공개한 앨범의 홍보 효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전작이었던 앨범 [Hail to the Thief]의 수익을 뛰어넘었기 때문. ‘EMI’라는 대형 메이저 음반사가 작정하고 밀어줬던 전작의 수익을 별도의 큰 마케팅 없이 뛰어넘었다는 건 음악을 배포하는 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찾아왔음을 의미했다.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356135c718810.jpeg" data-files="[object Object]" />ing..
역사에 기록될 밴드를 꼽으라면 언제나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라디오헤드&#8217;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아직 그룹을 해체하지도, 은퇴를 선언하지도 않았기 때문. 소리 소문 없이 언제 갑자기 신보가 공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학창 시절부터 이어져온 끈끈한 우정과 그간 주고받은 수많은 음악적 교감 덕분이었을까? 심지어 라디오헤드의 멤버 다섯 명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멤버 구성의 변동이 잦은 록 밴드의 특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마지막 앨범 발매가 8년 전인 2016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곧 새로운 앨범을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ef4d8ee327387.jpeg" data-files="[object Object]" />인권문제와 환경문제를 꼬집는 행동과 가사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하고 있는 라디오헤드, 이들의 도전에 함께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작품을 음원 사이트의 플레이 버튼을 클릭해 보자.

멋을 아는 사람들의 만남

‘저는 괴짜, 그리고 찌질이입니다’ 라디오헤드

90년대부터 지금까지. 톱 100 차트를 플레이리스트에 내리꽂는 대중들과 엄선한 음악들로 플레이리스트를 채우는 리스너들까지 모두 만족시키고 있는 장르가 있다. 바로 ‘모던 록&#8217;이 그 주인공. 한국의 모던 록 계보는 90년대 후반에 데뷔한 델리 스파이스, 언니네 이발관 등으로부터 시작했다. 
그 뒤를 이은 건 “너무 유명해졌다&#8221;라는 팬들의 푸념을 듣고 있는 실리카겔과 혁오, 새소년 등. 꾸준하게 소비되며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장르이지만 많은 음악 장르들이 그렇듯, ‘모던 록&#8217;을 정의하는 기준은 애매하다.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이름처럼 모던하고 감성적이라는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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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6fa8b8b6803f7.jpeg" data-files="[object Object]"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4ed65241232ca.jpeg" data-files="[object Object]" />
언니네 이발관
한국 모던 록 역사 첫 페이지를 쓰며 인디 씬은 물론 대중음악사 전체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밴드, 언니네 이발관. 아이러니하게도 언니네 이발관은 PC 통신 동호회에서 활동하던 유저의 허풍에서부터 비롯됐다. 뮤지션이 많은 커뮤니티였기에, 자신도 음악을 한다고 해야 꿀리지(?) 않을 것 같아 거짓말을 했다는 밴드의 보컬, 이석원. 
그는 시간이 흐른 뒤 KBS FM &lt;전영혁의 음악세계&gt;에 출연하며 존재하지도 않는 밴드 ‘언니네 이발관&#8217;을 소개하기까지 이르렀다. 작은 거짓말이 방송국 전파를 타고 널리 퍼져나가게 된 상황. 이후 허겁지겁 멤버를 모집해서 모인 것이 키보드를 칠 줄도 모르는 키보드 류한길, 동호회 시삽 출신 베이스 류기덕, 팔다리가 길어서 뽑은 드러머 유철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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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활동하며 멤버 교체, 공백기 등 많은 좌충우돌이 있었지만 리스너들의 인정을 받으며 꼿꼿하게 인디 밴드계의 1세대 역할을 도맡아 한 그들. 특히 모든 앨범 전반에서 느낄 수 있는 멤버 이석원의 완벽주의 성향은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 완벽주의 성향이 극강으로 치달은 것은 5집 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 5집 발매로 수많은 트로피를 휩쓴 그들은 [혼자 추는 춤], [홀로 있는 사람들]을 발매한 뒤 2017년 공식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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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스파이스
‘정통’이라는 단어와 모던 록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지만, 한국의 모던 록에서 정통(正統)을 따진다면 델리스파이스를 제할 수는 없다. 1995년 PC 통신 하이텔의 ‘모소모(모던 록 감상 모임)’를 중심으로 결성된 오리지널 국내 모던 록밴드가 바로 그들이니까. 1997년 데뷔 앨범 [Deli Spice]를 시작으로 다양한 히트곡들을 발매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Espresso]의 수록곡 ‘고백&#8217;이다.
“중2 때 까진 늘 첫째 줄에”라는 가사 첫 줄만 들어도 뒷 가사를 줄줄 읊을 수 있을 정도의 인지도를 자랑하는 곡. ‘차우차우&#8217;, ‘항상 엔진을 켜둘께’ 등 대중성 높은 록 음악들로 많은 사랑을 받은 그들이지만, 아쉽게도 현재는 단체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2000년대 초반, &lt;윤도현의 러브레터&gt;에 등장해 레전드 라이브 영상들을 대거 남겨놓았으니 그 시절 향수를 느끼고 싶다면 유튜브 아카이브를 활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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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오
앨범 [사랑으로(through love)]를 통해 ‘사랑&#8217;이라는 심오한 질문만 남기고 떠난 그들. 2020년 이후 별다른 작업물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위잉위잉&#8217; 열풍을 누가 잊을 수 있으랴. [20], [22], [23], [24]까지 모던록의 경계를 넘나들며 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인 그들은 아직까지도 열정적인 해외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국내 밴드 중 하나다.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8956e5461b4be.jpeg" data-files="[object Object]"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tyle="width: 914px;"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838b050073c96.jpeg" data-files="[object Object]" />
‘TOMBOY’, ‘공드리&#8217;, ‘와리가리&#8217; 등 수많은 대표곡들이 있지만 필자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것은 ‘Help’ 그리고 ‘Tokyo Inn’. 혁오라는 밴드를 떠올렸을 때 “위잉~위잉~” 소절만 반복해서 읊조리고 있다면, 그들을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셈이나 다름없다. 특히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미친(?) 퀄리티의 사운드 또한 혁오 앨범을 들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 아날로그 사운드를 추구하는 그들의 완벽주의 거름망은 날이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으니 다음 신보를 기대하며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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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d01980a53d552.jpeg" data-files="[object Object]" /><img decoding="async" class="fr-fil fr-dib" src="https://glowupmag.mycafe24.com/wp-content/uploads/old/life/10ca6d516a6f4.jpg" data-files="[object Object]" />
실리카겔
2022년, 2023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모던 록 노래를 연속 수상한 밴드는 누구일까. 김한주, 김춘추, 김건재, 최웅희 4인으로 구성된 밴드 실리카겔. 수면 위로 천천히, 확고하게 떠오르며 입지를 다진 실리카겔은 2015년 데뷔하여 올해로 8주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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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너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다가 올해 10개가 넘는 ‘락페’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전성기를 알린 그들. 사이키델릭 록에 가까운 날렵한 사운드와 몰입감을 선사하는 문학적 가사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실리카겔 만의 색을 자아낸다. 가장 유명한 곡은 2022년 발매한 싱글 [NO PAIN]. 이후 So!YoON!과 함께 작업한 ‘Tik Tak Tok’을 발매하며 연이어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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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Mot)
마지막 순서는 대체불가한 매력을 지닌 밴드, 못(Mot). 한소희의 인스타그램으로 수차례 샤라웃을 받은 그들은 2004년 앨범 [비선형]으로 데뷔한 록 밴드다. 연못의 ‘못&#8217;에서 영감을 받아 작명한 이름처럼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감성이 음악에 묻어나는 것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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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울한 보컬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드럼 비트, 그리고 그를 아우르는 독창적인 사운드는 9년 공백에도 빈틈없는 팬층을 형성시켰다. 2016년 [재의 기술] 이후 작업물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보컬인 이이언이 따로 결성한 밴드 ‘나이트오프&#8217;에서 못의 향취를 느껴볼 수 있다. 여담이지만 밴드 나이트오프의 또 다른 멤버, 이능룡은 앞서 언급한 언니네 이발관 출신 기타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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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및 영상: Youtube/FUTURE ‘Benigni’, Youtube/I’m LIVE ‘[I’m LIVE] Hyukoh (혁오) &amp; Tokyo Inn, Youtube/Again 가요톱10 ‘델리스파이스(Deli Spice) &#8211; 고백 [윤도현의 러브레터]’, Youtube/Silica Gel 실리카겔 ‘실리카겔 (Silica Gel) &#8211; NO PAIN [MV]’, Youtube/Michal Wojiciechowski ‘Bird Flying Ani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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