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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 6일의 짧은 베트남 여행. 색다른 경험을 원했고, 하노이 시내에서 차로 5시간 떨어진 외딴 마을 ‘사파(SaPa)’를 가기로 결심했다. 



도시의 화려함과 다양한 즐길거리를 찾는다면 사파보다는 하노이 시내에&nbsp;머무는 게&nbsp;좋다. 그보다는 넓게 펼쳐진 자연과 새로운 경험, 멋진 풍경을 원한다면 추천한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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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혹은 버스



사파에 가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한국에서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이동수단과 숙소를 미리&nbsp;알아놓는 게&nbsp;좋다. 물론 아무런&nbsp;준비 없이도&nbsp;사파에 갈 수 있지만, 아주 어려운 여정이 될 수도 있다.&nbsp;



하노이에서 사파로 들어가는 대표적인 이동수단은 기차와 버스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누워서 갈 수 있는 슬리핑 버스와 좌석에 앉아서 가는 일반 버스를 선택할 수 있다. 최소 5시간을 이동해야 되기 때문에 슬리핑 버스를&nbsp;이용하는 걸&nbsp;추천한다.(편한 것 말고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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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기차를&nbsp;타는 게&nbsp;좋다. 이동 시간은 버스보다 길어지지만, 그만큼 멋진 추억을 남길 수 있다.&nbsp;



기차를 이용할 경우 최소 이동 시간은 8시간. 거의&nbsp;2배가량&nbsp;길게 이동해야 되지만 침대에 편하게 누워서 갈 수 있고, 창밖으로 베트남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nbsp;



이왕 가는거 최대한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많이 해보자는 결심이 있었기에, 한국에서 미리 밤 기차를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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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을 원한다면 버스를 타세요 



8시간에서&nbsp;10시간가량의&nbsp;이동, 기차 여행은 만족스러웠다. 간식도 주고, 화장실도 깨끗하고, 객실도 쾌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편안함을 원한다면 버스를 추천한다. 기차는 너무 흔들리기 때문. 이동하는 내내 시끄러운 소리도&nbsp;참아야 했다.&nbsp;잠귀가 밝은 편이라면 절대로 깊은 잠에 빠질 수는 없을 것.&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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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SA PA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사파였다.(잠귀가 밝지 않은 편이다) 확실히 하노이보다 공기가 서늘했다. 하지만 소문처럼 시원한 느낌은 없었다. 아마 여름철에 간 여행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겨울 사파는 아무리 더워도 25도를 넘기는 경우가 잘&nbsp;없다고 하니&nbsp;참고하자.&nbsp;



역을 나와서 밖으로 나오니 호객꾼들이 가득했다. 흥정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미리 호텔로 이동하는 차량까지 다 예약을 해둔 상태였다. 가만히 서서 내 이름을 부르는 사람을 기다렸다. 5분 정도 서있으니 내 이름을 부르며 기사가 접근했고, 반갑게 인사하며 차량으로 이동했다.&nbsp;



역에서 사파 시내까지는 또 한 시간이 걸렸다. 시내라고 해봤자 도보로 끝에서 끝까지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지만, 그나마 사파에서 가장 많은 상점과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여행은 이곳에서 시작해야 편하다기에, 그렇게 했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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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차이나 반도 최고봉



사파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초고봉인 판시판 산이 위치한 곳이다. 고도가 굉장히 높다. 비가 오면 짙은 안개가 끼는 이유다. 운 좋게 맑은 날에 가게 된다면 쭉 펼쳐진 계단식 논과 산으로 뒤덮인 마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 특성상 맑은 날이 며칠 없기에 완벽한 경치를 감상할 확률은 낮은 편이다. 내가 갔을 때도&nbsp;비가 와서&nbsp;안개가 자욱하게 사파 전체에 내려앉아 있었다.&nbsp;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색적인 풍경과 자연을 만끽하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이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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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IST SAPA 



괜찮은 카페를 찾아 돌아다녔다. 호텔에 체크인하기 전에 시간이 남았다. 잘 터지지 않는 인터넷을 쥐어짜며 구글맵을 돌렸고, 인근에 평점이 높은 카페를 발견했다.&nbsp;



‘THE MIST SAPA’라는 감성적인 이름의 카페 평점이 무려 4.9. 귀여운 고양이와 강아지까지 있는 카페였고,&nbsp;주저 없이&nbsp;발길을 옮겼다.&nbsp;



결과는 대성공. 귀여운 개냥이가 무려 네마리나 있었고, 몸집이 큰 강아지가&nbsp;두 마리&nbsp;있었다. 커피 또한 베트남에서 맛보기 힘든 이탈리아식 커피가 준비되어 있었기에 굉장히 만족스러웠다.&nbsp;



카페 분위기와 커피의 맛, 풍경과 가격까지 마음에 들었기에 사파에 머무는 동안 이 카페만&nbsp;세 번&nbsp;방문했다. 그만큼 추천하는 공간이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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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h Mi &amp; Breakfast



베트남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반미. 사파에서&nbsp;기가 막힌&nbsp;반미를 먹을 수 있다.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어서 조금&nbsp;걸어야 되지만,&nbsp;시간 내서&nbsp;방문할 이유가 충분하다. 한번 먹으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좋기 때문.&nbsp;



여행객은 물론이고 현지인들도 이곳에서 아침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한번 더 확신했다. 내가 맛집을 찾았다는 사실을.&nbsp;



시내에서 1박 2일을 보내며 위 두 공간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다. 사파의 풍경을 만끽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외에도 구경할 거리가 너무나도 많지만, 바쁘게 돌아다니는 스케줄을 원하지 않았다. 어차피 안개가 자욱해서 정상에 올라도 풍경을&nbsp;못 볼&nbsp;것 같아 사파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썬 월드(Sun World)’에는 가지 않았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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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파스 에코롯지



남은 2박 3일은 ‘신선놀음&#8217;을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큰마음먹고 고가의 숙소를 예약했다. 사파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토파스&nbsp;에코로지(Topas&nbsp;Ecolodge)’. 외딴&nbsp;숲 속에&nbsp;있는 거대한 펜션이라고 생각하면 쉽다.&nbsp;



내부에 다양한 프로그램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었고, 굳이&nbsp;차를 타고&nbsp;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 중에서 나는 소수민족 마을을 방문하는 투어가 마음에 들었고, 데스크에 전화를 걸어 투어를 예약했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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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자족,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투어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꾸며진 가짜 마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관광지에서 투어를 진행하면 꾸며진 모습을 보여주기 마련인데, 사파는 달랐다. 실제로 사파의 작은 마을까지 도보로 이동하여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볼 수 있었다.&nbsp;



그들은 여전히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가파른 산의 지형을 이용해서 계단식 논을 만들었고, 그곳에 쌀과 작물을 키우며 삶을 이어나갔다. 물론 남는 작물을 팔기도 했지만 그 값이 너무 싸기 때문에 저축은 꿈도꾸지 못했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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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이 좋다



그럼에도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 치열하게 돌아가는 도시의 삶에서는 볼 수 없는 여유와 태도가 마을 전체에 스며들어 있었다.&nbsp;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재미난 장난을 도모했고, 어른들은 저마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순간에 집중했다.&nbsp;



물론 그들도 걱정이 있고, 아픔이 있고, 문제가 있을 것이다. 완벽한 삶은 없으니까. 그럼에도&nbsp;욕심 없이&nbsp;자연을&nbsp;벗 삼아&nbsp;살아가는 사파 주민들의 삶의 방식이 좋게 보였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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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2시간 30분



토파스&nbsp;에코로지에서의&nbsp;2박 3일은 2시간 30분처럼 짧게 느껴졌다. 멋진 수영장과 맛있는 음식들을 즐기며&nbsp;아무 걱정 없이&nbsp;순간에 집중하며 시간을 음미했다.&nbsp;



다시 올 때는 4박 5일을 이곳에 묵겠다는 다짐으로 2박 3일을 묶었던 객실 문을 닫았고, 한 시간을 달려 사파 시내로 돌아왔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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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아쉬워야지



아무리 길어도 여행은 아쉬운 법. 정들었던 사파를 떠나 집으로&nbsp;가기 위해&nbsp;하노이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nbsp;



기차여행도 너무 좋았지만, 돌아가는 길은 짧기를 바랐기에 버스를 택했다. 중간에 고속도로에 사고가 나서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확실히 기차보다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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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고



멋진 여행이었다.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하루하루&nbsp;숨 가쁘게&nbsp;살아가는 삶에서 잠시 떨어질 수 있었다. 여행을 가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여러 다짐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약속한다. 하지만 다시 현실로 복귀하면 그 약속들은 점차 희미해지고, 다시금 이전의 나로 돌아간다. 그렇게 다시 여행이 고파지고, 항공권을 예약한다. 여행이란 어쩌면 그 찰나의 순간과 다짐, 약속을 위해 떠나는 걸지도 모르겠다.&nbsp;

#베트남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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