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현상, 이벤트, 소재를 비꼬아 웃음을 자아내는 블랙 코미디. 국내에서는 작가 유병재가 &lt;블랙코미디: 유병재 농담집&gt;이라는 책을 발간하며 블랙 코미디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도 했다. 
죽음, 부조리, 잔혹함 등 윤리적으로 어긋나는 주제들을 익살스럽게 표현해 내거나 오히려 시큰둥하게 푹 찔러버리는 방식으로 완성하는 블랙 코미디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알 수 없는 기분과 함께 묘한 쾌감과 웃음을 안겨준다. 
‘하하!’대신 ‘큭큭!’ 웃게 하는 장르, 블랙 코미디. 오늘은 미국 블랙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시리즈 세 작품을 소개하겠다. 소개할 시리즈들의 ‘시즌 수&#8217;를 보면 이 작품들이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체감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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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보잭 홀스맨&gt;
한물 간 90년대 인기 스타이자 ‘성격 파탄자&#8217; 보잭 홀스맨. 시리즈 &lt;보잭 홀스맨&gt;은 지난날의 영광을 되찾고 싶은 보잭의 일상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하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에피소드들은 보잭이 벌려놓은 실수들과 그로 인해 파생된 나비 효과들의 범벅이다. 시트콤 &lt;Horsin’ Around&gt;에 출연할 당시 보드카로 가득 찬 물병을 아무 데나 두었다가, 함께 출연했던 아역배우가 이를 마시고는 알코올 중독에 빠진다던지 하는. 그뿐만 아니라 &lt;보잭 홀스맨&gt;은 약물 중독, 간통, 가정폭력 등 사회적으로 비판받을 만한 요소들을 에피소드에 녹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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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보잭의 잘못된 선택들과 “젠장!”을 외치며 보드카 속으로 도피하는 그의 모습을 여섯 시즌 내내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그의 망한 인생에 측은지심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을 것. 
무거운 주제들을 아무렇지 않게 ‘브이로그&#8217;처럼 녹여낸 보잭 홀스맨의 망한 인생에 조금이라도 궁금증을 느끼고 있다면 꼭 시청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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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릭 앤 모티&gt;
톰과 제리, 스머프, 파워 퍼프 걸, 어드벤처 타임, 위 베어 베어스 등을 방영한 미국의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카툰 네트워크&#8217;는 저녁부터 새벽까지 ‘어덜트 스윔&#8217;이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바꾼다. 
어른들을 겨냥한 어덜트 스윔의 대표작 중 하나는 바로 &lt;릭 앤 모티&gt;. 천재 과학자 릭과 그의 손자 모티가 함께 우주로 모험을 떠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작품의 배경 자체는 단순한 공상과학 애니메이션에 불과하지만 작가 저스틴 로일랜드와 댄 하몬이 녹여낸 블랙 코미디적 요소들은 릭 앤 모티를 보다 특별하게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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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인 만큼 비속어, 마약, 폭력, 성적 묘사들을 가감 없이 표현해낸다는 것이 포인트. 작품 내 수위 높은 표현들 외에도 릭의 사이코패스같은 기행들은 독자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할아버지 릭, 손자 모티, 딸 베스, 사위 제리 그리고 손녀 서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lt;릭 앤 모티&gt;는 ‘사회적 체면&#8217;을 한 겹 더 탈피한 &lt;심슨 가족&gt;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23년 1월, 릭과 모티의 성우이자 시리즈 제작을 맡았던 저스틴 로일랜드가 가정폭력 혐의로 기소되며 &lt;릭 앤 모티&gt;의 흥행은 불투명해졌지만 현재 시즌 7은 방영을 확정 지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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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은밀한 회사원&gt;
앞서 소개했던 작품들이 불편함의 경계를 한참 뛰어넘어 오히려 유머 코드로 작용했던 경우라면 &lt;은밀한 회사원&gt;은 그 경계 바로 직전에 위치해 보다 대중성을 띠고 있는 작품이다. 
&lt;은밀한 회사원&gt;의 블랙 코미디적 포인트는 바로 ‘음모론&#8217;. 주인공 레이건 리들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이면에 존재하는 ‘그림자 정부&#8217;와 그를 돕는 기업 코그니토를 위해 일하는 과학자다. 
도마뱀 인간이 존재한다는 음모론 ‘랩틸리언&#8217;, 그림자 세력이 존재한다는 음모론 ‘일루미나티&#8217; 등 실제로 존재하는 음모론들을 아무렇지 않게 인정하는 세계관이 이 작품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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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판사 주디 등 실존 인물들과 함께 음모론을 언급하는 &lt;은밀한 회사원&gt;의 대담함은 팬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이 사실은 달에 남아 비밀 사회를 창조했다는 에피소드를 방영하며 크레딧에 ‘버즈 올드린씨 제발 저희를 고소하지 말아주세요&#8217;라는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고. 
현실과는 꽤나 동떨어진 이야기로 이루어진 작품이지만 회사원 레이건 리들리의 다크서클과 꾀죄죄한 모습에서 묘한 공감까지 느낄 수 있을 테니 직장인이라면 이 작품을 놓치지 말고 시청해 보자.

#병맛

"병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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