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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 Chui] Ep.03 허전한 책상을 꾸미기 위해 다이소를 찾았다

다이소에 가면 꼭 사야 될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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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한 사무실 책상을 꾸미기 위해 요즘 ‘힙합’이라는 다이소에 다녀왔다. 집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경복궁 다이소, 총 3층 규모의 큰 건물 한채가 전부 물건들로 채워져 있었다. 

반가운 빨간색 다이소 간판을 체크하고 자동문을 통과해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1층은 테크 관련 액세서리들과 간단한 먹거리, 행사 중인 제품들과 미용 관련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가지런히 잘 정리된 제품들을 하나둘 천천히 살펴보며 최고층인 3층으로 향했다. 

평소에 다이소를 갈 때면 명확한 목적이 있다. 필요한 게 있어서 방문하기 때문.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회사에 취재 허가를 받고 시간을 내서 찾은 만큼 3층부터 1층까지 천천히 전부 둘러볼 예정이다. 나에게 주어진 예산은 2만 원. 단돈 100원도 허투루 쓸 수는 없다. 나의 책상을 머릿속에 그리며 가장 적합한 제품을 찾아 나섰다. 


콜라 말고 물

사무실에 있으면 제로콜라를 물처럼 마시게 된다. 돈 주고 사 먹어야 된다면 조절하겠지만, 아무리 마셔도 줄어들지 않는 사무실의 탕비실 콜라는 끊임없이 나를 유혹한다. 그래서 내린 결론, 텀블러가 필요하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텀블러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물을 많이 마시게 될 것. 자연스럽게 텀블러와 컵들이 모여있는 코너로 눈이 갔다. 예상대로 유치한 디자인의 텀블러들이 가득했다. 3천 원에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텀블러도 있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그렇게 포기하려던 순간, 눈에 들어온 심플한 디자인의 작은 텀블러. 크기가 작아서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실 수는 없지만, 오히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가 마음에 들었다. 가격은 5,000원, 바로 장바구니에 담았다.잊으면 안 되는 규칙들

에디터의 가장 중요한 건 당연히 ‘글쓰기’ 실력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중요한 건 ‘디테일’이다. 아무리 완성도 높은 글이라도 작은 부분에서 실수가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띄어쓰기 오류, 철자 오류가 발생하면 1주일은 마음이 쓰인다. 그래서 매번 글을 완성하기 전에 체크하는 습관이 중요한데, 사람인지라 습관 들이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블랙보드와 마커를 장바구니에 추가했다. 가격도 저렴한데, 책상 한편에 세워둘 수 있는 아담한 사이즈와 언제든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가끔 동료들의 초상화도 그려줄 수 있으니, 분명 요긴하게 사용될 것. 아, 물론 당분간은 잊으면 안 되는 규칙들을 적어둘 예정이지만.깨끗하게 써도 먼지가 쌓여

나름 깔끔하게 책상을 사용하는 편이다. 쓰레기도 주기적으로 치우고, 먼지도 쓸어준다. 그럼에도 일주일 정도 지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복한 먼지가 책상을 더럽힌다. 항상 마음이 쓰였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쌓여가는 먼지에 마음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다이소에서 운명같이 테이블용 미니 청소기를 만났기 때문. 가격은 단돈 5,000원. AA 건전지는 따로 사야 되지만 괜찮다. 기대 이상의 성능과 편리함을 가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요긴하게 사용할 것 같다. 나도 마음 같아서는 진짜를 사고 싶어

레고 화초도 한 개 샀다. 하루 종일 컴퓨터만 보고 앉아있는데, 가끔은 복잡한 머리를 정리해 줄 친구가 필요했다. 살아있는 화초는 아니지만, 가만히 바라보며 멍 때릴 수 있을 것 같다. 조립하는 재미도 있고. 가격도 저렴한데 완성도까지 나쁘지 않다. 여러 버전이 있으니 다이소에 방문하면 마음에 드는 컬러로 선택해서 조립해 보자. 

스탠바이, 드디어 써보네

아이폰 15 프로를 쓰고 있다. 최신 iOS 업데이트를 진행해서 ‘스탠바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스탠바이 기능은 아이폰을 가로로 세워서 충전하면 탁상시계처럼 시간과 날짜가 계속해서 화면에 노출되는 기능이다. 화면을 꺼도 어두워진 채로 화면이 계속 노출되는 아이폰 프로 모델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자랑 맞다. 지금까지 스탠바이 기능을 사용할 일이 없었다. 스마트폰 거치대가 없었기 때문. 그래서 하나 샀다. 가격도 저렴하고, 일할 때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면 좋을 것 같았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싸구려 거치대지만, 튼튼하니 부족함 없이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 디자인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게 마음에 든다. 저렴하게 사용할 스마트폰 거치대를 찾는다면 다이소로 가보자. 나름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이 준비되어 있더라. 예산이 남았다

열심히 장바구니를 채우고 계산대로 향했다. 여기서 반전, 예산이 남았다. 텀블러와 테이블 청소기, 블랙보드와 마커, 스마트폰 거치대와 레고 화초까지 샀는데 예산이 남다니. 아쉬운 마음에 다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아 나섰다. 

열심히 디깅 하던 중에 2층 벽에 걸려있는 명함 케이스가 눈에 띄었다. 작고 아담한 알루미늄 명함 케이스였다. 에디터는 사람 만날 일이 많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명함 교환이 우선이다. 그 순간 사무실 서랍에 어지럽게 쌓여있는 명함들이 생각났다. “바로 이거야” 장바구니 담기. 

드디어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 채 계산을 끝내고 다이소를 나왔다. 총 18,500원을 썼다. 1,500원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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