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디자인의 검은색 티셔츠 열 장을 구입했다.
가장 좋아하는 색은 ‘파랑(Blue)’입니다. 하지만 파란색 티셔츠를 입지는 않는다.
검은색 티셔츠가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었다. 모든 색과 어울리고, 상황과 상태, 환경의 구애를 받지 않는 가장 완벽한 색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고민과 생각에 잠겨 살아간다. 매일 입는 옷 역시 모두가 가진 ‘고민’이다.
다양한 색과 디자인의 옷은 선택지를 제공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를 앞둔 순간이면 끔찍한 스트레스로 바뀌곤 한다. 어울리는 조합을 찾기 위해 시간을 투자해야 되기 때문.
불필요한 선택과 고민을 줄이고, 다른 문제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래서 검은색 티셔츠 열 장을 구입했다. 가볍지 않지만 너무 깊지 않은 블랙을 선택했다.
“저는 세 가지 검은색으로 작업합니다” – 레이 카와쿠보(Kawakubo Rei)
변화가 생겼다. 옷 고민이 사라졌고, 시간 여유가 생겼다. 입지 않고 방치된 옷들이 눈에 들어왔고, 정리하며 공간의 여유까지 찾을 수 있었다.
전설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은 하나같이 검은색을 사랑한다. 모든 색을 담고 있는 가장 완벽한 색이라 말하며, 저마다 다양한 해석으로 검은색이 지닌 의미를 주장한다.
“검은색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당신을 귀찮게 하지 않습니다. 나를 귀찮게 하지 마세요” – 요지 야마모토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색은 무엇인가. 그 색이 무엇이든 검은색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