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소개할 인물은 그 수식어부터 남다르다. ‘자산 6조 원의 남자’, ‘유럽에서 가장 옷 잘 입는 남자’, ‘톰 포드가 인정한 스타일리시한 남자’. 엄청난 그의 자산도 놀랍지만, 얼마나 옷을 잘 입길래 그를 검색하면 ‘패션’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걸까.

그 주인공은 바로 유명 사업가이자 패션 아이콘, ‘라포 엘칸(Lapo Elkann)’이다. 그는 이탈리아 자동차 기업인 피아트 그룹의 외손자이며 아이웨어 브랜드 ‘인디펜던트’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그의 할아버지 ‘지아니 아그넬리’ 역시 손목시계를 셔츠 위에 착용하는 독창적인 스타일로 주목받았는데, 이를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라포 엘칸 또한 시대를 초월한 패션 감각으로 많은 남성들의 워너비로 자리 잡았다.
과연 그가 어떤 스타일을 선보였기에 이토록 주목받은 걸까?
수트 패션의 대가

라포 엘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단연 수트 스타일이다. 종종 셀럽들의 수트 핏이 좋을 경우 화제가 되기도 하는데, 사실 수트의 유래가 귀족 복장인 만큼 완벽하게 소화하기 어려운 착장 중 하나다. 그런데 라포 엘칸은 ‘수트의 대가’라고 불릴 만큼 독보적인 감각을 자랑한다. 심지어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맞춤 정장을 입고 등장할 정도로 수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정도.

그런 그의 신장은 171cm. 사실 수트 핏의 8할이 큰 키와 좋은 비율이라고 봐도 무방하기에 그에 비하면 비교적 작은 키와 다소 큰 얼굴을 갖춰 비율이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자신의 콤플렉스를 보완해 오히려 강점으로 활용하는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그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얇은 어깨 패드와 슬림한 핏이 특징인 전통 나폴리 수트. 거기서도 넓은 라펠의 테일러드 자켓을 선택해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하고, 더블 브레스티드 디자인으로 허리를 강조하는 등 신체 조건을 보완했다. 또한, 바지 밑단을 발등 위로 올려 다리가 길어 보이도록 연출하는 세심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다.
과감한 컬러 플레이

라포 엘칸의 또 다른 스타일 특징은 대담한 컬러 활용이다. 그가 입고 등장한 수트 컬러만으로 팔레트를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 거기다 원색 수트 안으로 대비되는 컬러의 셔츠를 매치하는 등 과감한 조합을 시도한다. 다량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을 만큼 자동차 애호가로도 유명한 그는 “오늘 무엇을 입을지는 어떤 차를 타고 나갈지에 달렸다”라고 말할 정도로 자동차 컬러와 옷을 깔맞춤하는 스타일링을 즐기기도 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격식 있는 스타일도 좋지만, 캐주얼한 일상복도 눈길을 끈다. 주로 청바지와 셔츠를 활용한 클래식한 차림을 선호하는데, 여기서도 화려한 패턴이나 색상으로 더해 위트있는 스타일을 보여준다. 특히 블루 컬러를 좋아하는지 그의 패션에는 푸른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선글라스, 안경, 넥타이, 포켓스퀘어 등 액세서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센스도 탁월하다. 셔츠 위에 넥타이를 맨 상태에서 가디건을 걸쳐 편안한 느낌을 주거나, 클래식한 수트 차림에 스포티한 스니커즈를 매치해 캐주얼하면서 세련된 감각을 연출 한다. 또 블레이저 주머니에 무심하게 꽂은 행거 치프는 그의 시그니처 룩. 그렇게 화려한 컬러를 좋아하는 그도 포켓스퀘어만큼은 화이트 색상을 고집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유일무이한 스타일

과거 이런저런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논란을 딛고 재기에 성공하며 우직하게 본인의 길을 걷고 있는 라포 엘칸. 그는 단순히 남들이 입는 멋지고 근사한 옷을 따라 입는 것이 아닌, 자신의 단점을 파악하고 이를 커버한 센스 있는 스타일링을 보였다. 그러니 그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아니 유럽을 대표하는 패셔니스타로 손꼽으며 동시에 ‘남성 패션의 교과서’라 불리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무작정 따라 하기엔 그가 본래 가진 아우라도 무시할 수 없다. 지금껏 그래온 것처럼 앞으로도 라포 엘칸은 이 시대 유일무이한 스타일의 패션 소유자로 기억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