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그래픽
학창 시절, 교실을 뛰쳐나와 도착했던 만화방의 공기는 왜 그리 달콤했을까. 누군가의 응축된 상상력을 한껏 담아낸 종이들이 가지런히 접힌 채 줄지어 있는 책방 매대의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두근거림을 안겨준다.
그 시절, 그 추억을 잊지 못하는 성인이라면 이 서점을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 용산구 경리단길에 위치한 서점 그래픽에는 미성년자도, 노트북도 모두 들어갈 수 없다.
오롯이 ‘책 읽는 성인’만이 즐길 수 있는 곳. 이곳에서는 아트북부터 일본 만화책, 마블/DC 코믹스 만화책 심지어는 에로틱한 작품들까지 만나볼 수 있다. ‘Adults Only’ 섹션에서는 불쾌함과 찝찝함이 아닌 놀라움과 본능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작품들을 경험할 수 있다고.
그들의 인스타그램에서는 서점 그래픽 매니저들이 추천하는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으니 방문 전 한 번씩 훑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서점 내부에서는 물, 커피, 음료수는 물론, 캔 칵테일, 와인, 캔맥주, 위스키까지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웝트샵
널널하지만 힙한 그래픽 티셔츠로 폭염을 견뎌내고 싶다고? 용산구에 들린 김에 웝트샵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웝트샵은 해외의 다양한 스트릿 패션 브랜드 제품들을 들여와 판매하는 리테일 스토어다.
해외 서브컬처의 정수가 담긴 브랜드를 소개한다는 소개말처럼 스케이트 패션 마니아들이 애정하는 브랜드들이 가득하다는 것이 특징. 특히 트렌디한 디자인의 그래픽 티셔츠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어, 요즘 같은 날씨에 쇼핑하기 딱 좋은 장소다.
우리슈퍼
용산구 특유의 자유로운 바이브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가맥집, 우리슈퍼. 가맥집이란 낮에는 슈퍼, 밤에는 술집으로 운영되는 곳을 뜻한다. 밤이 되면 자유롭게 과자와 맥주를 골라 계산한 뒤 펼쳐진 테이블에서 먹고 즐기면 되는 방식.
2001년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온 우리 슈퍼는 용산구 토박이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장소다. 힙한 분위기와 맛있는 수제 맥주의 조합 덕에 단골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 특히 맥주가 매우 많아 맥덕들이 찾기에는 제격인 장소다. 위치는 녹사평역 부근.
디앤디파트먼트 서울
‘롱라이프 디자인’을 지향하는 디앤디파트먼트는 일본 디자이너 나가오카 겐메이가 설립한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다. 일본에 여러 지점을 둔 디앤디파트먼트는 한국과 중국에도 진출했는데, 오늘 소개할 장소는 그 중 하나인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이다.
사용 주기가 짧은 제품들 대신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제품들을 판매하는 이곳에서는 가구, 컵, 호미, 책, 노트부터 구두약, 국수면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들여놓은 제품 하나하나에서 그들의 꼼꼼함을 엿볼 수 있을 것.
그도 그럴 것이 디앤디파트먼트는 제품 한 개를 진열하기까지 수많은 조사와 미팅, 테스트를 거친다고 알려져 있다. 1년에 입점되는 제품의 수가 4~5개밖에 되지 않는다고. 재밌는 물건을 보면 지르고 봐야 하는 ‘맥시멀리스트’에게 이곳은 개미지옥이 따로 없으니, 시간 여유를 넉넉하게 잡고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와일드덕칸틴
분위기에 한 번, 깊은 와인 맛에 한 번 더 취하게 만들어 줄 용산구의 와인바 와일드덕칸틴. 요즘 해방촌에서 가장 ‘핫’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곳은 또 하나의 용산 핫 플레이스, 힐즈앤유로파와 자매 가게인 곳이다.
“없던 사랑도 싹틀 분위기”라는 후기가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일품이라고. 메뉴는 구운 치즈 브레드, 토마토 스파게티, 소세지 등 다양한데, 타 매장과 협업하여 진행하는 팝업 기간에는 특별한 메뉴를 맛볼 수도 있다. 팝업 관련 소식은 와일드덕칸틴 공식 인스타그램을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