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3일, 캘리포니아에 있는 애플 파크에서 아이폰 15 시리즈가 모습을 드러냈다. 매끈한 신제품과 함께 등장한 건 애플의 CEO 팀 쿡. 하지만 아쉽게도 혁신적인 제품을 소개할 때 나오는 멘트, “One More Thing”은 들을 수 없었다. 이벤트 구성은 다소 지루(?) 했다.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아이폰 15 시리즈와 애플워치 시리즈 9이 공개됐다. 그나마 놀라웠던 점은 애플워치 울트라 2가 공개됐다는 정도?
아직 실망하지 말자. 새롭게 공개된 제품들 역시 지루했다는 말은 아니니까. 애플은 언제나 놀라움을 주지 않는가. 자, 그럼 지금부터 출시를 앞둔 아이폰 15 프로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자. “어머, 이건 사야 해”라는 호감이 생길 수도, 혹은 “이런, 또 다른 쌍둥이가 탄생했군”과 같은 실망을 할 수도 있다. 물론 필자는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겠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아이폰’
‘일단 핵심부터’. 아이폰 15 프로를 소개하는 페이지의 최상단에 있는 문장이다. 애플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도 핵심부터 알아보자. 아이폰이 드디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무거운 스테인리스 스틸을 벗고 가벼운 티타늄을 입었기 때문. 프레임 전체를 항공 우주 등급 티타늄으로 둘렀다. 그로 인해 전작인 아이폰 14 프로 모델보다 무려 24g 가벼워졌다. “애걔, 겨우 24g?”이라고 한다면 섭섭한 소리. 182g의 무게를 가진 아이폰 15 프로는 역대 프로 모델 중 가장 가볍다. 직접 손에 들어보면 가벼운 무게를 바로 체감할 수 있다.
‘둥근 프레임이 돌아왔어요.’
디자인도 바뀌었다. 아이폰 12 시리즈부터 각진 형태로 바뀌었던 프레임이 다시 둥글어진 것. 덕분에 손에 쥐는 그립감이 훨씬 좋아졌다. “각진 프레임에 손가락이 베였어요”와 같은 논란도 없을 예정이다. 화면의 가장자리를 채우고 있는 검은색 베젤도 더 얇아졌다. 작은 차이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넓어진 화면 비율 덕분에 더 깊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커스텀 가능한 액션 버튼’
아이폰 1세대부터 있던 음소거 스위치 버튼이 사라졌다. 대신에 원하는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액션 버튼’이 새롭게 탑재됐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심플하고 직관적이었던 음소거 스위치 버튼과는 결이 다르기 때문.
사용자는 설정을 통해 액션 버튼에 원하는 기능을 부여해야 된다. 그리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액션 버튼을 길게 눌러야 된다. 위, 아래로 슥 밀어 소리를 켜고 끌 수 있었던 스위치 버튼에 비하면 분명 복잡하다. 심지어 액션 버튼에 음소거 기능이 아닌, 다른 기능을 할당한 경우 잠금을 해제한 후에 제어 센터에 들어가야 음소거를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고집을 꺾은 애플’
“우리 애플이 달라졌어요” 애플이 라이트닝 커넥터를 포기하고 USB-C 커넥터를 탑재했다. 빅뉴스다. 독자적인 규격인 라이트닝 커넥터를 집요하게 고집해왔기 때문. 이로써 여러 종류의 케이블을 써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앞으로는 아이폰 15 프로를 충전할 때 쓰는 케이블로 맥과 아이패드 등 다른 기기들도 충전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역충전을 통한 에어팟 충전도 가능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파일 전송 속도가 최대 20배 더 빨라졌다. 여러모로 라이트닝 8핀 케이블이 부족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7개의 프로급 렌즈를 주머니에 쏙’
카메라 성능, 어쩌면 아이폰 15 프로를 선택해야 되는 가장 큰 이유겠다. 이번에도 역시나 3개의 렌즈가 탑재됐고, 메인 카메라는 48MP 고 스펙을 가졌다. “뭐야, 달라진 게 없잖아” 아니? 그렇지 않다.
놀라운 결과물을 보여주는 접사 기능을 시작으로 13mm 화각의 울트라 와이드 촬영, 24mm, 28mm, 35mm 화각의 메인 카메라 촬영, 48mm, 96mm 화각의 2배, 3배 줌 망원 카메라 촬영을 지원한다. 심지어 아이폰 15 프로 맥스 모델에서는 120mm 화각의 5배 줌 망원 카메라 촬영도 진행할 수 있다.
‘One More Thing’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지금까지 설명한 게 전부다. 하지만 사용하면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들도 많다. 빠르게 알아보자. 먼저 A17 프로 칩이 탑재됐다. GPU 20%, CPU 10% 성능이 향상됐다. 그리고 배터리 용량을 전작 대비 450mAh 늘렸다. 아이폰 15 프로 기준, 최대 23시간 연속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배터리 성능을 보여준다. ‘말말말’
아이폰 15 시리즈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사전 예약이 성황리에 진행 중이며, 오는 10월 13일 금요일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아이폰 15 프로를 먼저 사용하고 있는 1차 출시 국가들의 유저들로부터 안 좋은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말말말’들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발열이 심각하다는 소식이다. 장시간 사용하거나 무거운 앱을 실행할 경우, 온도가 기존보다 높게 올라가는 현상을 보인다는 것. 발열 이슈와 관련된 유저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애플도 관련해서 성명을 발표했다. 유저들은 티타늄 소재를 새롭게 사용한 것이 발열 관리 실패의 원인이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애플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애플은 일부 사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iOS17의 버그를 발견했으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이슈는 티타늄 변색이다. 소재 특성상 지문이 잘 묻으며 오래 사용할 경우, 변색이 발생한다는 것. 변색 이슈는 사실로 밝혀졌으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소식에 따르면 알코올이 묻어있는 티슈나 솜으로 닦아야 지문에 의한 변색을 없앨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관리가 귀찮다면 케이스를 씌우는 방법도 있다. 케이스를 착용하지 않고 사용하는 ‘생폰’ 유저들에게는 굉장히 치명적인 이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모든 이슈들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결국 모른 척 아이폰 15 프로 결제 버튼을 누르게 되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