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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란아, 사과 하나에도 순정이 있다

사과때문에 비틀즈랑 싸운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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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하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에어팟. 혁신적인 전자기기로 세계를 장악한 기업이 떠오른다. 그런 이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로큰롤 밴드가 있다. 1960년대 음악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비틀즈’가 그 주인공이다. 컴퓨터의 혁신을 이룬 애플과 음악의 혁신을 이뤄냈던 비틀즈.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 둘은 ‘사과’ 하나로 끔찍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애플-비틀즈-상표권분쟁

사과는 내 거야

비틀즈의 Hey Jude 앨범 커버에는 초록색인데도 먹음직스러운 풋사과가 있다. 1968년, 비틀즈가 설립한 음반 회사 Apple Corps의 시작을 알린 음반이자 애플 레코즈의 로고가 바로 그 풋사과다. 비틀즈의 애플은 시작부터 거대했다. 전자제품을 파는 애플 일렉트로닉스, 영화사 애플 필름즈, 음반사 애플 레코즈 등 여러 분야를 다루는 대기업 규모였다.

당시 스티브 잡스의 애플은 비틀즈의 애플보다 규모도 작았고, 설립도 늦었다. 로고도 사과 모양에, 회사명까지 같다니. 비틀즈는 ‘애플’의 상표권을 지키기 위해 제1차 사과 대전을 시작했다.

애플-비틀즈-상표권분쟁

비틀즈의 승리?

1981년까지 이어진 전쟁은 컴퓨터 회사인 애플이 비틀즈의 애플에게 8만 달러, 한화로 약 1억 원을 물어주기로 했다. 서로 음악 분야와 컴퓨터 사업 분야를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상황은 일단락된 듯했다.

애플-비틀즈-상표권분쟁

제2차 사과 대전 발발

서로의 주력 분야인 음악과 컴퓨터 사업을 침범 하지 않는다는 조건, 1986년에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애플 II GS 컴퓨터’를 발매하면서 약속을 깨버렸다. 다양한 악기를 탑재하고, 변조까지 할 수 있는 작곡용 개인 컴퓨터라고? 비틀즈에게 이 컴퓨터는 스티브 잡스의 선전 포고로 받아들여졌고, 제2차 사과 대전의 서막이 열렸다. 결국 스티브 잡스는 1991년에 2,650만 불을 물어주게 된다.

애플-비틀즈-상표권분쟁

십자군 전쟁처럼 끝나지 않는 사과 대전. 이번에는 애플이 음악 스토어, 아이튠즈를 공개했다. 역시나 비틀즈는 소송을 걸었고, 이번에는 5억 불로 추정되는 값을 배상했다.

“One more thing”

판이 점점 커지고 있었지만, 액수는 스티브 잡스를 막지 못했다. 결국 비틀즈에게서 애플의 상표권을 5억 불에 샀고, 2010년 아이튠즈에는 비틀즈의 음원이 나타났다. 이는 애플 홈페이지를 ‘공사 중’으로 바꿀 정도로 큰 이벤트였다.

애플-비틀즈-상표권분쟁
애플-비틀즈-상표권분쟁

사과 단 하나를 그린 로고를 가지기 위해 상상도 못할 금액이 오고 갔다. 스티브 잡스의 오기는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이름만 바꿔도 일어나지 않았을 전쟁인데, 집착은 결국 사과를 가지게 만들었다.

사과 깡패가 되어버린 애플

애플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어렵게 얻어낸 ‘애플’인 만큼, 다른 기업의 사과 마크를 보면 크고 작음은 상관하지 않고 소송을 건다. 독일의 작은 카페 아펠킨트, 호주 프랜차이즈 수퍼 마켓 울워스, 사과 로고를 111년이나 사용한 스위스 과일 연합까지. 애플이 다른 단체에 상표권 이의 신청을 한 건수가 215건에 이른다.

전통이나 양보 따윈 안중에도 없는 애플의 행보, 곽철용의 대사가 떠오른다.

애플-비틀즈-상표권분쟁

“네가 이런 식으로 사과를 쓰면은 마, 그때는 내가 깡패가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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