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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운명을 바꾼 광고들

역사를 만들어낸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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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제품을 판매할 때, 그 제품의 퀄리티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포장' 일 것이다. 물론 물리적인 포장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제품의 자체의 껍데기를 넘어 그 제품을 들고 있는 사람, 제품 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제품 형태의 분위기 등이 모두 구매 결정에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기에 기업들은 제품의 ‘비시각적 이미지’에도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 

오늘은 브랜드 이미지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TV 광고 3종을 소개할 시간이다. 8,90년대에 대기업들이 남긴 발자취를 보며 그들의 앳된 역사를 확인해 보자.


나이키 – 마이클 조던 X 스파이크 리

조던의 시초, 에어 조던 1. 1985년에 출시된 이 제품은 조던 트렌드의 시작을 알린 제품이다. 이 에어 조던 시리즈의 인기가 계속 우상향할 수 있었던 것은 80년대 나이키 광고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 에어 조던 3의 홍보를 위해 탄생한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과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의 협업 광고는 시리즈로 만들어지며 큰 화제를 모았다. 여기서 카페인을 과다 섭취한 듯한 바이브를 내뿜는 흑인 소년은 스파이크 리 감독의 부캐 마스 블랙몬(Mars Blackmon).

부캐의 원조격이라고 볼 수 있는 마스 블랙몬은 스파이크 리 감독이 직접 연기하던 ‘농구빠' 캐릭터다. 농구에 진심인 스파이크 리는 코미디 드라마 영화 <그녀는 그것을 가져야만 해>를 연출하고 직접 출연하며 뉴욕 닉스, 스포츠, 에어 조던을 사랑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 그런 그가 이미 <그녀는 그것을 가져야만 해>로 화제를 모은 덕에, 이후 1988년부터 제작된 마이클 조던 X 스파이크 리(마스 살로몬) 광고는 흥행할 수밖에 없었다. 잔뜩 들뜬 채 쉴 새 없이 말하는 마스 솔로몬과 무심한 듯한 마이클 조던의 케미를 확인하고 싶다면 그들의 광고 시리즈를 꼭 확인해 보길.


애플 – 1984

TV 광고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60초를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애플의 ‘1984’ 광고를 꼽겠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테마로 만든 이 광고는 회색 옷을 입은 단체가 행과 열을 맞춰 뚜벅뚜벅 걷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누군가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듯한 회색 단체와 그에 대비되는 흰색 탱크톱, 붉은 반바지를 입고 강렬하게 뛰는 여성. 이윽고 이 여성, 아니 여전사는 스크린 속 ‘빅브라더'의 메시지에 세뇌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가로질러 달려간 후 망치를 던져 스크린을 완전히 깨부순다. 

그러고는 “애플 컴퓨터가 매킨토시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1984년이 왜 소설 <1984>와 다른지 알게 되겠죠.”라는 문구와 함께 막을 내리는 이 광고. 주인공이 혁명을 이루지 못한 채 엔딩을 맞는 소설 <1984>에 빗대 애플은 시장의 혁명을 이룰 것이라는 암시를 담고 있다.

특히 광고 속 스크린에 나왔던 빅 브라더는 업계를 휘어잡고 있던 거대 기업 IBM을 비유한 것이며, 채도 높은 색상의 옷을 입고 있는 여전사 ‘애플'이 시장에 다양성을 가지고 온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고. 1984년 슈퍼볼 광고에 단 한 번 방영된 이 광고는 이후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역사적인 TV 광고 50선'과 같은 랭킹에서 매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광고 방영 이후 3개월 만에 1억 5500만 달러, 한화로 약 1937억 원 상당의 매킨토시를 판매하며 엄청난 마케팅적 효과를 누렸던 이 광고. 심슨, 마이 리틀 포니 등은 ‘1984년’을 사로잡았던 이 광고를 작품 속에서 패러디하기도 했다. 


펩시 – ‘Pepsi Stuff’

2인자의 삶은 언제나 외로운 법. 코카콜라의 그림자에 가려진 채 외로운 싸움을 해오던 펩시는 숙명의 라이벌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전무후무한 프로모션을 기획한다. 바로 ‘펩시 스터프(Pepsi Stuff)’. 구매하는 펩시의 양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고, 그 포인트로 펩시의 굿즈를 살 수 있는 프로모션을 개최한 것이다.

75포인트로 펩시 티셔츠를, 125포인트로 선글라스를, 1450포인트로 가죽 자켓을 살 수 있었던 펩시 스터프 프로모션의 마무리는 거창했다. 700만 포인트를 모으기만 하면 펩시 로고가 박힌 해리어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살 수 있다고 광고한 것. 사실 펩시 광고에서는 700만 포인트를 모은 학생이 전투기를 타고 등교하며 “버스보다는 훨씬 빠르네."라는 쿨한 멘트를 날리지만, 실제 펩시가 배포한 펩시 스터프 카탈로그에는 전투기가 없었다고 한다. 700만 포인트를 모으기 위해 콜라 1680만 캔을 구매할 사나이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21살의 패기 가득한 청년 존 레너드는 이 광고를 시청한 후, 곧바로 콜라를 사서 모은 펩시 스터프 15포인트와 700,008.5달러 수표를 펩시에 보냈다. 투자자들을 모아 700만 달러를 긁어모은 존 레너드의 계산은 빠르고 정확했다. 2300만 달러 전투기를 고작 700만 달러에 구매할 수 있었던 것이니. 그 이후 펩시는 전투기 증정이 ‘광고적 표현'일뿐이라며 존 레너드와 치열한 법적 공방을 이어갔고 결국 전투기를 증정하지 않은 채 마무리 짓게 된다.

비록 펩시는 700만 달러가 훨씬 넘는 금액을 존 레너드에게 건네야 했지만, 그 돈보다 훨씬 높은 마케팅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 강 건너 불구경을 하던 대중들의 뇌리에는 이미 코카콜라가 사라지고 ‘펩시의 전투기'가 각인되었기 때문. 승자만 남은 이 싸움은 길이길이 회자되며 ‘레전드 광고'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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