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괴물을 구분 짓는 것은 커버이미지
joy

인간과 괴물을 구분 짓는 것은

<스위트홈 시즌 2> 리뷰와 해석

URL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공유해보세요!

인간임을 구분 짓는 결정적 요소는 무엇일까. 12월 1일 공개된 <스위트홈 시즌 2>는 이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괴물이 되어버린 인간들이 넘쳐나는 세계관 속, 주인공들이 ‘괴물’이라 칭하는 존재들을 구분 짓는 것은 모호하기 짝이 없다. 내면의 욕망과 맞서 싸우며 ‘특수 감염자’가 된 인물들은 괴물인가? 거대한 욕망에 삼켜졌지만, 이전보다 선한 존재가 되어버린 인물들은 괴물인가?

‘인간’에 대한 잣대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스위트홈 시즌 2>의 리뷰와 해석.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아직 시청하지 못한 독자는 주의하며 스크롤을 내려보자. 


인간과 괴물, 그 사이

<스위트홈>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괴물화'다. 멀쩡하던 인간이 코피를 쏟아낸다면 괴물화가 시작되었다는 증거. 코피를 쏟아낸 이후 내면에 있는 욕망의 덩어리를 마주하게 되며, 자아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욕망만을 좇는 괴물이 되어버린다. 이성이 없는 완벽한 괴물의 예시로는 ‘연근 괴물', ‘프로틴 괴물', ‘눈알 괴물' 등이 있다. 

이야기가 흥미로워진 것은 인간과 괴물을 구분 짓는 잣대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괴물화가 시작되었지만 욕망에 집어삼켜지지 않고, 그 상태로 보름을 버티면 안정기에 접어들며 ‘특수 감염인'이 되기 때문. 특수 감염인은 변형된 신체, 막강한 힘 등을 갖게 되지만 이성과 인간으로서의 기억을 유지할 수 있다. 차현수와 편상욱이 대표적. 괴물 비슷한 외형과 힘을 가진 이들을 괴물로 봐야 하는지, 인간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정의란 무엇인가. 부드러운 피부 조직과 ‘인간다운' 외형을 가졌다면 인간이라고 칭할 수 있을까? 팔, 다리, 눈알, 머리카락, 손톱 등을 잃어버린 인간은 인간이 아닌 괴물일까?

<스위트홈 시즌 2>에서는 조금 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철학 질문들을 마주할 수 있다. 괴물과 다를 바 없는 인간들과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괴물들 사이에서 그들의 존재를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 하지만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특수 감염인이지만 강력한 힘으로 친구를 지켜내는 차현수는 아군, 인간이지만 살상 의지가 없는 ‘괴물들을 재밌다는 이유'만으로 사냥하고 다니는 무리는 적군이다. 결국 작품 속에서 인간임을 결정짓는 것은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인 것이다. 등장인물들이 칭하는 명칭과는 상관없이 ‘인간다움’을 드러내는 존재들이 중요해진다는 것이 포인트. 


괴물이 아닌 신인류?

편상욱은 특수 감염인을 ‘신인류'라고 칭한다. 호모 사피엔스는 도태된 인간, 신인류는 진화한 인간이라는 것. 실제로 초능력에 가까운 힘을 갖게 된 그들이 생존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은 반박할 수 없다. 특수 감염인을 상대로 잔인한 실험을 했던 임박사도 초반에는 인간을 청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괴물이라는 존재가 생겨난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후반에는 “괴물화는 정신병이야"라며 결론짓기도. 

괴물화의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편상욱이 칭하는 ‘신인류'가 등장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특수 감염인인 남상원과 인간인 서이경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욕망과 상관없이 엄청난 능력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 손으로 만지는 상대를 조종하고, 괴물로 만들 수 있는 아이는 신인류의 탄생을 의미함과 동시에 완전히 옛날 같은 사회로 돌아갈 수 없음을 의미한다. 

괴물이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특수 감염인이 된 임명숙,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으로 부활한 이은혁은 예상치 못한 변수.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괴물과 인간을 구분 짓기 더욱 어려워졌다. 


시즌 3, 주목해야 할 것들

시즌 2와 함께 촬영되었다는 시즌 3는 2024년 여름, 공개를 확정 지었다. 우리가 기다려야 할 포인트들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스타디움을 관리하는 지반장이 숨기고 있는 괴물에 대한 정체다. 지반장은 스타디움 거주자 중 한 명을 계단 아래로 던져 숨기고 있는 괴물에게 밥을 주는 것처럼 행동했다. 왕호상과 하니가 시체를 챙겨간 것과 겹치는 부분. 괴물에게 인간을 바치며 공생하는 인물들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주목할 것은 차현수. 부상으로 인해 쓰러졌다 다시 일어난 차현수는, 차현수가 아닌 괴물이었다. 잠깐이지만 몸의 통제권을 빼앗긴 것. 이은유와 마주친 괴물은 차현수의 몸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통제권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차현수는 욕망을 지배한 것이 아니라 괴물과 공생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내용은 시즌 3에서 조금 더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은 우리 모두가 부활을 꿈꾸고 있는 윤지수다. 윤지수의 죽음 이전, 우리는 ‘부활 떡밥'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의심되는 것은 검역 단계에서 손에 상처를 냈을 때 재생되는 듯한 장면이 있었다는 것. 시즌 1에서부터 주요 인물로 꼽혔던 그녀인 만큼, 시즌 3에서의 복귀를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이은혁이 부활한 이 시점에 윤지수의 부활은 허무맹랑한 바람이 아닐 테다.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