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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름을 숨겼다

쌍둥이 스타, 올슨 자매의 럭셔리 브랜드 '더 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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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리 제너의 패션 브랜드 ‘Khy’, 안젤리나 졸리의 ‘ATELIER JOLIE’.

패션 좀 친다 하는 많은 셀럽들이 패션 브랜드를 만든다. 그러나 대게 이들의 브랜드는 브랜드명이나 디자인보다 셀러브리티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럴 수밖에. 그들의 이름이 곧 브랜드니까. 셀럽들이 패션 및 뷰티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이제 그다지 신선함이나 멋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그런데 셀럽의 이름보다 브랜드명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곳이 있다. ‘가장 완벽한 티셔츠 만들기’를 목표로 시작해 이제는 럭셔리 시장 트렌드의 선두에 있다고 평가받는 브랜드 ‘더 로우(The Row)’가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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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우의 이름이 들려온다

모두가 집에 있을 때, 인터넷으로 시간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은 과거에서 새로운 패션 세계를 찾았다. 곧장 찾아온 ‘Y2K’ 트렌드는 세계를 휩쓸었고, 개성을 앞세운 사람들은 거리를 휘황찬란하게 만들었다. 그 시절 브랜드였던 ‘디젤’, ‘본 더치’ 등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 이는 한 번 경험했던 사람들에게는 오랜만에 느껴지는 향수였을 것이고, 처음 맛본 이들에게는 화려한 신세계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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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뭐든지 과하면 질리기 마련이라고. ‘과시’로 대표되는 Y2K 트렌드가 저물 동안, 반대편에 있던 ‘절제미’가 ‘올드머니’라는 이름으로 떠올랐다. 눈으로 보기에는 급격하게 심심해진 스타일과 자극적인 키워드때문인지, 처음에는 억지 트렌드라며 반감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90s 미니멀리즘’, ‘올드머니’, ‘드뮤어룩’ 등 다양한 이름으로 세분화되며 클래식과 미니멀함이 주는 절제미에 푹 빠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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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가장 각광받고 있는 브랜드가 무엇이냐, 바로 미국의 아역배우로 이름을 떨쳤던 ‘올슨 자매’가 전개하는 브랜드 더 로우였다.

사람들이 우릴 따라 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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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슐리 올슨’과 ‘메리케이트 올슨’. 생후 6개월부터 미국 시트콤 <풀 하우스>에 출연했던 쌍둥이 자매다. 일찍이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던 올슨 자매의 성장기를 모두가 함께 봐온 만큼 이들은 괜히 더 친근하고 유명한 셀럽들이었다. 패션, 뷰티 등 스타일적으로도 꽤나 주목을 받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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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슨 자매가 지금은 콰이어트 럭셔리로 유명하지만, 당시에는 톱스타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였던 만큼 이들도 유행을 함께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남다른 감각을 자랑했던 올슨 자매는 스타일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160cm가 채 되지 않은 작은 키였지만 스타일링에 언제나 ‘킥’ 한방이 살아있던 올슨 자매의 패션은 십 대 소녀들의 워너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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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스타일의 ‘보호 시크’로도 꽤나 이름을 떨쳤던 올슨 자매는 2006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패션 브랜드 ‘더 로우’를 창립했던 것. 그런데 더 로우의 스타일은 기존에 그들이 보여줬던 ‘Y2K’, ‘보호 시크’ 스타일과는 조금 달랐다.

보여주기식은 이제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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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슨 자매의 브랜드는 자신들의 이름값에 편승하기만 해도 성공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그러나 이는 럭셔리 브랜드가 되고 싶었던 이들에게 단점이기도 했다. 유구한 역사도, 디자이너가 의상 디자인 혹은 메이킹에서 이름을 떨치는 인물도 아니었기에 ‘올슨 자매’라는 유명인의 명함에 가려질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올슨 자매가 만든 브랜드는 ‘더 로우’라는 브랜드명과 로고를 최소화했다. 옷으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일종의 선언이었다. 이들은 소재와 실루엣에 최대한 집중했다. 그렇게 첫 컬렉션으로 실크 티셔츠, 캐시미어 가디건 등 기본 중의 기본인 아이템 7가지 제품을 세상에 공개했다.

브랜드 로고나 라벨도 없었다. 당시 더 로우의 제품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작은 골드 체인이 달려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굳이 브랜드를 표시하지 않는 게 좋을 정도로 브랜드보다는 옷에 집중했다.

브랜드명 더 로우는 영국 테일러링 수트의 성지, ‘새빌 로우(Savile Row)’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다. 장인 정신이 깃들어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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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유명인 덕을 보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이들의 움직임은 헛되지 않았다. 사실 올슨 자매의 이름값이 안 들어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꽤나 위험한 발언일수도 있다. 그러나 올슨 자매는 자신들의 유명세를 이용하지 않기 위해 홍보가 중요한 브랜드 초기에 관련 인터뷰도 최대한 자제했다. 첫 컬렉션이 세간의 관심을 받은 것도 아니다. 더 로우는 서서히 가치를 인정받았고 결국 ‘옷’으로 패션업계 상단을 달리는 브랜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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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우의 기본기 탄탄한 아이템에 중립적인 컬러는 옷장을 한 번 더 뒤지게 만든다. 나도 비슷한 걸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독보적인 메이킹이나 그래픽 디자인이 들어간 게 아니라서 복잡한 디자인을 가진 다른 브랜드보다 가품을 만들어내기도 쉬워 보인다. 그러나 더 로우는 더 로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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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생긴 디자인의 저렴한 가구를 손에 넣더라도, 원조였던 비싼 가구를 계속해서 탐닉하듯이 사람들은 더 로우를 더 원하게 되었다. 똑같이 생긴 옷 같지만 더 로우가 컬렉션에서 보여주는 클래식한 절제미는 따라 할 수 없기 때문.

겨우 20년 된 브랜드가 만들어낸 럭셔리 시장의 신드롬이었다. 다른 브랜드들의 가품은 브랜드의 색채가 짙어서 티가 나지만, 더 로우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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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인기에 더 로우는 ‘MZ 세대의 에르메스’라는 별명을 가지게 됐다. 한국에서도 ‘제니가 맨 가방’이라는 타이틀로 서울 첫 매장 오픈과 동시에 재고가 동이 났다.

제니 뿐만 아니라 진짜 올드머니인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고소영 등 많은 유명인과 부자들이 더 로우를 착용하며 자연스럽게 브랜드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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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명의 연예인이 만든 브랜드는 패션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 순위를 선정하는 ‘리스트 인덱스(Lyst Index)’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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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우는 이제 더 높은 가치를 바라보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스타일, 모두가 잘 어울리는 옷. 올슨 자매는 연예인의 이름을 앞세워 성공할 수 있었지만, 그들에게 브랜드란 돈벌이 수단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 그리고 그 진심은 옷의 본질인 ‘좋은 옷’으로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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