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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와 에로티시즘의 관계성에 대하여

외설적인 문학에서 항상 체리가 등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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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하게 올라온 붉은 과육과 그를 얇게 감싸는 껍질. 체리는 모양새 자체만으로도 ‘에로티시즘’과 연관 짓기 충분하다. 하지만 그 연관성은 우리의 순수한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일까? 체리를 ‘가장 섹슈얼한 과일’으로 칭하게 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16세기 문학에서부터 체리와 여성의 신체 부위를 연관 지으려는 시도는 쭉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니. 외설적인 문학과 작품의 중심에 체리가 자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조심스레 스크롤을 내려 확인해 보자. 


#Virginity

체리는 ‘처녀’, ‘처녀막’을 뜻하는 대표적 슬랭이다. 영화나 노래 가사를 유심히 살펴보면 처녀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 

“I can’t wait ‘til I get home so you can tear that cherry out” – 비욘세의 ‘Blow’ 가사 중 일부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기 이전부터 이러한 은유적 표현은 존재해 왔다. 시인인 토마스 캠피언은 1617년 공개한 시, <그녀의 얼굴에는 정원이 있다>에서 어린 여자아이를 ‘무르익지 않은 체리’에 비유했다. 

“아직은 귀족이나 왕자도 그들을 살 수가 없네 / 스스로 ‘잘 익은 체리요’라고 외칠 때까지는” – <그녀의 얼굴에는 정원이 있다> 중 일부

조셉캐러드- TheCherryGirl-체리그림

또, 조셉 캐러드는 1875년 <The Cherry Girl>을 통해 은근한 욕망을 표현했다. 새하얀 앞치마 차림의 여성이 캔버스 너머의 누군가를 뚫어져라 응시하며 체리를 만지작거리는 모습, 의도적이기 짝이 없지 않은가. 바나나와 복숭아가 적나라한 과일에 속한다면 체리는 그보다 은근하고 외설적이다. 체면을 차리면서 들끓는 욕망을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단어였을 터. 

굳이 ‘체리’와 처녀성을 연관 지었던 이유의 가장 근거 있는 추론은 붉은 체리를 눌렀을 때 나오는 과육과 처녀막이 찢어질 때 나오는 혈흔과 비슷하다는 것. 정확한 이유는 밝혀진 바가 없지만 대다수의 ‘슬랭 사전’에서는 ‘pop the cherry’라는 문구에 위와 같은 해석을 덧붙이고 있다.

트윈픽스-체리

#Cherry Stem Knot

현대에 들어서 ‘체리’는 섹슈얼한 매력을 뽐내는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바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유혹할 때 가니쉬로 나온 체리 줄기를 혀로 묶어 은근한 신호를 보내는 것. 90년대에 방영한 ABC의 TV 시리즈 <Twin Peaks>에 등장한 체리 매듭 씬은 가장 섹시한 장면으로 꼽히기도 한다.

상대를 응시하며 현란하게 매듭을 묶는 입안 사정은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 여담이지만, 같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 매션 아믹은 토크쇼에 출연해 줄기 매듭 안에 체리 씨앗을 넣는 엄청난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알글리니에키-체리줄기-체리묶기-체리매듭-기네스북

그렇다면 이 체리 매듭의 최강자는 누구냐고? 바로 플로리다 펜서콜라 출신의 남성 알 글리니에키. 그는 체리 줄기 묶기 기술로 무려 4개의 기네스북 레코드를 달성했다. 1개의 매듭을 묶는 데는 단 2초 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39개의 매듭을 묶는 데에는 3분, 911개의 매듭을 묶는 데는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굉장한 기술로 이름을 알린 알 글리니에키는 펜서콜라의 로컬 셀러브리티로 추앙받으며 지역의 바와 클럽 벽을 본인의 얼굴로 장식하기에 이르렀다. 

체리 묶기 기술만큼 섹슈얼한 매력을 발산하기 좋은 개인기가 또 있을까. 그는 수많은 여성 모델과 많은 만남을 가졌으며, 인터뷰에서 “내가 했던 데이트들을 들으면 믿기지 않을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가 공유한 팁은 ‘차가운 액체에 들어가 있던 체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 낮은 온도로 인해 탄력성을 잃은 체리 줄기는 이상적이지 않다고 전하며 줄기가 길고 가늘수록 좋지만 1.25 인치가 넘는 길이는 방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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