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가 누군지 모르더라도, 아마 <검은 고양이>는 한 번쯤 읽어봤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청소년 권장 도서로도 자주 선정되었던 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작 <검은 고양이>는 죄책감과 광기가 주인공을 파멸로 몰아가는 이야기로, 어릴 적 에디터에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셜록 홈즈>를 쓴 코난 도일도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에 등장하는 탐정 뒤팽이 셜록 홈즈의 모델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에드거 앨런 포는 현대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미국의 작가다. 그의 삶은 그의 소설만큼이나 기이했는데, 보스턴에서 유랑극단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아버지는 1살 때 떠났고, 어머니는 2살 때 결핵으로 사망했다. 이후 부유한 가정에 입양되어 17살 때 대학에 입학했으나 술과 도박에 빠져 중퇴하게 된다.
20살 때 그는 사촌이었던 버지니아를 만났고, 27살 때 14살의 버지니아와 결혼한다. 하지만, 1842년 버지니아가 결핵으로 사망한다. 어머니에 이어 아내까지 잃은 그는 1849년 거리에서 더러운 옷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었고, 죽기 전까지 헛소리를 하다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은 대부분 공포와 환상을 다룬 작품이 많고, 단편이라 읽기에 큰 부담이 없다. <검은 고양이> 이외에도 자기 전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그의 단편들을 소개한다. 내용은 전혀 가볍지 않으니 주의하자.
❶ <고자질하는 심장>

한 남자가 함께 사는 노인의 불길한 눈을 견딜 수 없어 살인을 저지른다. 완벽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확신하지만, 어딘가에서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소리는 점점 커지고, 그는 점점 극한의 공포 속으로 빠져든다.
❷ <어셔 가의 몰락>

오랜 친구 로데릭 어셔의 초대로 황폐한 저택을 방문한 ‘나’. 어셔 가문은 오래된 저택처럼 점점 몰락해 가고 있었고, 그의 여동생 매들린은 심상치 않은 병을 앓고 있다. 며칠 뒤, 매들린은 세상을 떠났고 어셔와 나는 시신을 안치한다. 그날 이후 어셔는 점점 이상해지고, 저택에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
❸ <도둑맞은 편지>

한 귀족 여성이 쓴 중요한 편지가 사라진다. 경찰은 이 편지를 찾기 위해 D장관의 집을 철저히 수색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는다. 이 사건을 의뢰 받은 천재 탐정 뒤팽은 범인의 심리를 역이용해 그가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곳에서 편지를 찾으려 한다.
❹ <성급한 매장>

어떤 사람들은 죽었다가 다시 깨어난다. 주인공은 생매장될까 봐 극도의 공포에 시달리며, 실제 사례들을 조사하다가 점점 강박적으로 집착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깊은 잠에 빠졌다가 깨어난 그는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던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❺ <절름발이 개구리>

왜소증을 가진 광대 절름발이 개구리는 왕의 웃음거리, 장난감, 노리개다. 가면무도회가 열리는 날, 왕은 절름발이 개구리의 여자 트리페타에게 술을 뿌리며 심하게 모욕한다. 절름발이 개구리는 왕과 일곱 신하를 상대로 완벽한 복수를 계획한다.
에드거 앨런 포는 단순한 공포 작가가 아니라,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집요하게 파고든 천재였다. 그는 광기, 죄책감, 죽음, 복수 같은 주제를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하며,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독자를 극한의 긴장감으로 몰아넣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공포를 넘어, 현대 미스터리와 심리 스릴러, 심지어 탐정 소설의 기틀까지 마련했다. 시대를 초월한 그의 이야기들은 지금도 여전히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