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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25분 전, 인터스텔라가 개봉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 1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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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2014년은 영화관이 바쁜 해였다.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총 33개로, 그중 4개의 영화가 개봉한 한 해였다. 우리나라의 <명량>과 <국제시장> 그리고 미국의 <인터스텔라>와 <겨울왕국>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에서는 인터스텔라 개봉 10주년을 기념하여, 감독이 사랑하는 IMAX 70mm와 디지털 포맷으로 9월 27일 재개봉을 한다. 

인터스텔라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들 중 이 영화는, 월드 박스오피스 흥행 성적 순으로 <다크나이트 라이즈>, <다크나이트>, <오펜하이머>, <인셉션> 다음을 잇는다. 한편 한국에서는 그의 작품들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 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많은 국내 관객 수, 1034만 명을 기록했다. 이후 미국에서도 ‘저평가 받은 작품’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을 보면, 당시 국내 대중들의 안목이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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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재개봉 소식이 아직 없어 감독의 고집에 따라 용산 CGV의 IMAX 레이저 상영관에서 감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웨이브와 쿠팡 플레이에서 스트리밍을 할 수 있고, 시리즈온과 애플 TV+에서는 단품 구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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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을 기념하며 영화를 관람하기에 앞서,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사실들을 몇 가지 알아보자.

“영화를 잘 부탁할게.” – 스티븐 스필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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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2일,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수상한 만남이 시작되었다. 물리학자와 우주 생물학자, 행성학자 그리고 심리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그곳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콘택트> 등을 이끈 제작 프로듀서 린다 옵스트와 이론 물리학자 킵 손,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있었다. 그들은 ‘우주선이 웜홀 안에서 부서지지 않고 통과할 수 있는 데 필요한 기술’, ‘위험한 임무를 맡길 수 있는 심리적으로 적절한 요원을 고르는 방법’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대한 인터스텔라 이야기의 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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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스트와 킵 손이 영화 프로젝트를 함께 구상을 하고 시나리오의 초안을 작성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게 되었다. 이후 스필버그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동생, 조나단 놀란을 극본가로 기용했다. 하지만 그의 제작사 드림웍스가 저작권을 소유한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계약을 그만두게 된다. 스필버그는 <인터스텔라>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흘러 2012년, 크리스토퍼 놀란이 감독으로 참가를 하며 우리가 아는 <인터스텔라>의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놀란, 빛의 속도보다 빠른 건 없잖아.” – 킵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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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킵 손의 전문 분야는 ‘블랙홀’과 ‘웜홀’ 그리고 ‘시간 여행’으로, 그야말로 영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는 영화의 과학 자문 역할을 맡았다. 애초에 그의 지식과 아이디어 덕에 탄생할 수 있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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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은 당시 ‘빛보다 빠른 속도’의 여행에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알다시피 이 아이디어는 상대성이론 상으로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손의 집요한 설득 끝에 ‘웜홀’의 개념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다. 또한 그는 단순한 자문뿐이 아닌 프로듀서로서도 활약을 했다. 블랙홀과 웜홀 등을 현재의 과학 이론과 가장 가깝게 묘사할 수 있도록 영상적인 부분에도 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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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 손의 방정식을 바탕으로 블랙홀 가르강튀아의 중력에 의한 빛의 굴절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비주얼 이펙트를 담당한 DNEG 사는 새로운 렌더러까지 개발했다. 몇몇 프레임들은 렌더링에 무려 100시간이 소요되었다. 영상 작업을 마쳤을 당시 영화는 800 테라바이트(80만 기가바이트)의 용량을 차지했다고 한다. 손과 놀란의 고집 덕분에 우리에게 시각적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명장면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한 번 만들어 볼게.” – 한스 짐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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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는 <배트맨 비긴즈>부터 놀란과 함께하며 <다크 나이트>의 ‘Why So Serious?’, <인셉션>의 ‘Time’ 등 수많은 명곡을 만들었다. 혹시라도 놀란의 작품을 본 적이 없다면,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음악은 안다는 <캐리비안의 해적>의 테마곡 ‘He’s a Pirate’의 작곡가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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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은 그에게 <인터스텔라> 곡 작업을 위해 주인공 쿠퍼와 딸 머피의 관계를 중심으로 요약을 해 놓은 단 한 장의 종이를 건넸다고 한다. 따라서 짐머는 이 영화의 장르가 SF 인지 모른 채로 작곡을 했다. 

이러한 시도로 인해 감수성이 풍부하고 분위기 있는 곡이 탄생하였고, 영화의 분위기를 절묘하게 조절해 주는 완충제가 되었다.

“우리도 좀 도와줄까?” –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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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팀은 우주선과 우주 탐사 임무를 가능한 한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NASA와 협력했다. 덕분에 당시 최신의 우주 기술과 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우주선과 우주복 디자인을 표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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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우주와 관련된 영화를 제작할 때, NASA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이론 상에서의 정확한 우주 묘사를 위해 도와주거나, 과학자나 우주 비행사 등을 지원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인터스텔라>팀에게는 이론 물리학계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킵 손이 있었기 때문에, NASA로부터 그다지 많은 도움은 받지 않았다고 한다.

“내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고 싶어?” – 만 박사(맷 데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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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만 박사로 출연한 맷 데이먼. 실제 촬영도 2주 정도 참여했을 정도로 짧은 등장이었다. 그의 팬들은 아쉬울 수도 있다. 영화가 공개된 직후 7 페이지의 프리퀄 만화 ‘앱솔루트 제로(Absolute Zero)’가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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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악역으로 등장하기 이전, 그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얼어붙은 행성에서 희망 없이 외롭게 지낸 만 박사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앱솔루트 제로’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비티는 나중에 볼게.” – 크리스토퍼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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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감독은 <인터스텔라> 개봉 1년 전 공개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를 보지 않았다. 영화감독으로서 당연히 셀 수 없이 많은 SF 작품을 봐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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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놀란은 <그래비티> 개봉 당시 <인터스텔라>의 작업이 한창이었기에, 자신의 작품을 만드는 중에 또 다른 SF 작품을 보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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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실, 영화 대사 중 단어 ‘인터스텔라’는 단 한 번 나온다. 영화의 내용을 한 단어로 담은 ‘성간의’이라는 뜻의 인터스텔라. 다시 한 번 감상을 하며 이 순간을 찾아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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