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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슈프림은 빨랐다 “지금 당장 서울에 입성하라”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해외 브랜드의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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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이태원역 앞에 거대한 옥외 광고가 설치됐다. 흰 배경의 거대한 간판에는 ‘2023년 8월 19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648’이라는 문구와 함께 슈프림의 레드 박스 로고가 새겨져있었다. 

이 간판이 의미하는 바는 생각보다 컸다. ‘우리는 절대로 한국에 진출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하던 세계적인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의 한국 진출 확정은 신(SCENE)에 거대한 바람을 불러왔다. 


‘아니, 우리가 진짜 슈프림이라니까’

사실 슈프림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이미 한차례 한국 진출을 위한 시도를 감행했다. 하지만 그들의 앞을 예상치 못한 변수가 가로막았다. 

당시 한국에는 일명 ‘짭프림’이라고 불리는 가짜 슈프림이 판을 쳤다. 홍대와 합정, 동묘 등 패션이 있는 동네라면 가짜 슈프림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가짜 슈프림 이슈는 진짜 슈프림의 한국 진출을 망설이게 했다. 하지만 끝내 그들은 굳은 결심을 하고 한국 진출을 시도했다. 그들의 앞을 막아선 것은 바로 ‘상표권 등록에 대한 이의 신청’. 진짜 슈프림 입장에선 참으로 속 터질 일이다.‘이번에도 안되면 포기합니다’

슈프림 팬들은 절규했다. 말도 안 되는 이유 때문에 한국 진출이 무산됐기 때문. 그들은 이제 정말 슈프림을 국내에서 절대로 만나볼 수 없을 것이라며 체념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어느 정도 확신이 든 슈프림은 2차 한국 진출 도전에 나섰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 그저 결국에는 슈프림이 이겼고, 상표권 획득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뿐. 슈프림이 선택한 대한민국의 첫 번째 공식 매장 위치는 강남, 럭셔리와 젊음이 공존하는 도산공원 일대였다. 8월 19일, 오픈 일자는 빠르게 다가왔고 매장 앞에는 거대한 줄이 늘어섰다. ‘좀 더 잘할 수 있었잖아요’

어렵게 오픈한 슈프림 도산 매장은 오픈과 동시에 비난을 마주했다. 환호 역시 존재했지만 부족한 준비와 아쉬운 익스클루시브 아이템은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가장 큰 이슈가 됐던 건 슈프림 도산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익스클루시브 티셔츠와 후디. 등에 프린팅된 아주 낮은 화질의 무궁화는 준비성 부족을 대변했다. ‘뭐? 슈프림이 한국에 매장을? 당장 짐 싸’ 

슈프림은 서울에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지금까지 서울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해외의 거대 패션 브랜드들이 진출하도록 등을 떠밀어준 것. 신규 매장 오픈에 극도로 보수적인 슈프림이기에 다른 스트리트 브랜드가 그들의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듯, 슈프림 매장 오픈 후에 연속적으로 즐거운 소식이 들려왔다.‘이본 쉬나드의 정신을 따른 노아(NOAH)’

슈프림을 탄생시킨 전설적인 인물 ‘제임스 제비아’와 함께 브랜드를 이끌었던 브랜든(Brendon Babenzien)’. 그는 파타고니아의 철학에서 깊은 영감을 받아 새로운 스트리트 브랜드를 설립했으니, 얼마 전 압구정에 쇼룸을 오픈한 ‘노아(NOAH)’다. 

노아는 쿨하기만 한 스트리트 브랜드들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환경을 생각하는 파타고니아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은 만큼, 노아도 환경과 인류를 생각하기 때문. 실제로 노아는 매년 총매출의 1%를 비영리 환경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겨우 1%?”라는 생각은 노아 브랜드 규모에 대한 모독. 액수의 규모는 분명히 상당할 테다.‘노아 서울, 노아 시티하우스’

노아는 시티하우스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대형 쇼룸을 오픈했다. 유럽의 고급 주택이 생각나는 거대한 매장이 오픈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신사가 있었다. 국내 진출을 희망하는 노아, 그런 노아를 멋지게 선보이고 싶은 무신사가 만났으니 이렇게 멋진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 슈프림의 다소 허술했던 오픈과는 다르게 모두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화려하게 문을 열었다. ‘그들로 인해 성수동은 진정한 패션의 성지가 됩니다’

런던, 파리, 도쿄까지 패션을 상징하는 지역에만 매장을 내는 세계적인 패션 라이프스타일 셀렉트숍 ‘키스(KITH)’도 서울 상륙을 준비 중이다. 

키스의 서울 상륙이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남다른 미적 센스 때문. 인테리어에 엄청난 공을 들이는 키스이기에 서울 매장은 어떤 모습일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이제는 모두가 인정하는 힙한 동네 ‘성수’를 매장 위치로 낙점한 만큼,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될 성수의 미래가 벌써부터 설렌다. ‘키스는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까’ 

주목해야 되는 한 가지 포인트가 또 있다. “키스가 서울 매장을 오픈하며 선택할 국내 협업 파트너 브랜드는 과연 어디일 것인가” 키스는 지난 2011년 브루클린의 작은 편집숍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무려 100개가 넘는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다. 한마디로 ‘협업 장인’인 것. 그런 만큼 키스가 서울에 매장을 오픈한다면 국내 패션 브랜드와도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지 않을까. ‘콜라보 컬렉션’에 미치는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끓어넘치는 중이다. ‘슈프림이 하면 저희도 합니다’

미국에 슈프림이 있다면, 영국에는 팔라스가 있다. 스트리트 패션 신(SCENE)의 양대 산맥인 두 브랜드는 선의의 경쟁관계. 슈프림이 하면, 팔라스도 한다. 얼마 전 팔라스 영국 본사 직원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 소식 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정보에 따르면 그들이 국내 첫 번째 매장 위치로 압구정 로데오를 선택했다고. 아직 더 정확하게 공개된 내용은 없지만, 진출은 확정된 상황. 팔라스 최초의 한국 매장 오픈 소식을 기다려보자. ‘마냥 귀엽기만 한 건 아니야’ 

니고(NIGO)의 휴먼메이드도 한국에서 직접 매장을 운영해나갈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웍스아웃을 비롯한 일부 편집숍에서 휴먼메이드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브랜드 무드에 맞게 잘 꾸며진 공간에서 여유롭게 더 다양한 제품들을 구경할 수 있게 된다. 휴먼메이드는 니고의 명성만큼이나 인기가 많다. 일본 현지에서도 휴먼메이드 매장은 입장까지 긴 대기시간을 견뎌내야 될 정도. 키치 한 매력의 다양한 그래픽 아트가 새겨진 휴먼메이드 제품들은 모두 패션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른 니고의 손을 거쳐 탄생했기 때문에 품질 면에서도 남다르다. 다소 키치한 디자인 때문에 호불호는 있지만, 확실한 마니아층을 거느린 브랜드이기에 국내 매장이 오픈하면 뜨거운 반응을 얻으리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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