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데 한 시간 걸린다고? 가깝네”
에디터의 출근 시간은 집에서 사무실까지 약 40분.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그런가, 긴 시간이 소요되는 괴로운 출근길이지만, 이 지역 주민들에게 이는 그냥 가까운 정도가 아닌 ‘엄청’ 가까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의 20%를 대중교통에서 보내게 된다는 우스갯소리에 마냥 웃을 수 없는 경기도민. 이번에는 경기도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어디 사세요? 수도권이요
경기도는 수도권이라고 많이들 부른다. 수도인 서울 주변에 있어서 그렇다. 이는 그냥 서울 주변 부심 부리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수도권이란 서울특별시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그 주변 지역을 말한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제2조 제1호
인천광역시와 경기도를 수도권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공식적인 명칭이라고. 그럼 경기도는 왜 경기도라고 부를까?
경상도는 경주와 상주,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를 줄여서 부르는 것이라고 하는데, 경기도의 경이랑 기는 어떤 지역인지 궁금했다. 그런데 경기도는 도를 대표하는 지역을 함축시킨 것이 아니었다.
서울 경(京), 경기 기(畿). 경기도의 경기는 서울의 주변이라는 뜻이었다. 신라때부터 경기라는 말을 사용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서라벌을 중심으로 남기정(南畿停), 중기정(中畿停), 서기정(西畿停), 북기정(北畿停) 등 도읍의 주변인 ‘기’자를 사용했다. ‘경기’를 실제 행정구역 이름으로 사용한 것은 1018년, 고려 현종 때부터였으며 서경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네 구역으로 나눠 ‘경기사도’를 설치했다. 이후 조선 시대 한성부를 중심으로 경기좌도, 경기우도를 거쳐 좌우를 통합한 현재 대한민국의 경기도가 만들어졌다. 매번 서울에 묻혀 제대로 주목 받지 못하는 것 같지만, 천 년의 역사가 흐르고 있는 곳이라고.

다른 도들 처럼 지역의 이름을 함축 시킨 것이 아닌 경기도는 다른 도들과 조금 다른 양상을 띄는 것이 몇 가지 더 있다.
먼저, 경상도는 ‘경상남도, 경상북도’, 전라도는 ‘전라남도, 전라북도’, 충청도도 ‘충청남도, 충청북도’로 나뉘었다. 강원도는 도가 아닌 특별자치도라서 예외라고. 경기도는 경기남도, 경기북도로 나누어지지 않았다.
경기도와 강원도는 남북으로 나누어 말하지 않는 도이지만, 38선을 기준으로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진 도다.

두 번째,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서울이 1등이었다. 그러나 신도시 개발 정책 등으로 서울 내 인구가 감소하면서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는 곳이 되었다. 2003년 인구 역전이 시작되었고, 2017년 이후 서울과 인천의 인구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인구가 살고 있다고. 현재 서울의 인구는 941만, 경기도의 인구는 1357만 명으로 추정된다.
경기도민 특, 1시간이 기본이다

1시간 거리는 경기도민들에게 기본이다. 왕복 아니고 편도. 진짜 밈 정도로 웃고 넘겼는데, 서울에서 직접 그들을 만나보니 진심이었다.
1시간도 가까운 거리라고. 이 외에도 많은 경기도민들의 공감을 산 경기도 특징이 몇 가지 있다. 경기도에 산 적이 없지만, 이게 사실이라면 당근을 흔들어달라.
경기도 사람들은 30분 일찍 도착하거나 30분 늦게 도착한다.
배차 간격 때문이라고 한다. 버스나 전철 한 대를 놓치면 긴 배차간격에 이어지는 환승까지 모두 놓칠 수 있다. 이어폰을 집에 두고 온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다고 다시 집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는 이유라고 한다.

밤 10시가 되면 귀가 압박을 느낀다.
서울은 막차 시간이 이보다 늦고, N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 수 있지만, 경기도는 막차 시간이 보통 10시에서 11시에 끊기기 때문에 많이들 그렇다고.

서울에서 만날 땐, 약속 장소를 사당으로 정해달라 – 유튜버 침착맨.
경기도에서 사람이 많이 사는 수원, 안산, 안양 등의 지역 사람들은 서울을 갈 때, 사당역으로 가는 버스나 지하철을 주로 이용한다. 특히나 사당은 서울의 웬만한 곳을 다 돌아다니는 2호선과 4호선이 있기에 서울 사람들도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인식하는 곳이다. 그러나 서울 사람들은 대부분 약속 장소를 홍대, 이태원, 성수로 잡는다는 사실.
이 외에도 교통 관련된 밈만 수두룩한 경기도. 다른 건 어느 정도 이해되는데, 아직 해소되지 않은 궁금한 점이 남아 있다.
“진짜 버스 탈 때 손을 흔들어야 정류장에 멈추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