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홀리스(@2hollis)를 알고 있다면, 어디 가서 힙합 씬에 관심 갖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해도 된다.
2023년, 남자들의 자존심이 담긴 EA 스포츠의 게임 <FC 24>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한 2004년생, 21살 아티스트는 현재 장르 팬들의 마음에 가장 뜨거운 소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당당하게 코첼라 및 롤라팔루자 라인업까지 등판했으니. 그 저력은 음악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힙합에서도 꽤나 마이너한 장르 팬들을 코어 팬으로 두고 있는 아티스트라, 투홀리스에 관한 이야기는 아마 한국에 많지 않을 것. 그래서 투홀리스에 대한 잡지식들을 긁어모아왔다. 떠오르는 젊은 아티스트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문화를 사랑하는 우리에게 당연한 일이니까.
일단 힙합이긴 한데
다양한 장르를 화려하게 융합하며 독특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투홀리스의 정규 3집 [boy]. 피치포크는 이렇게 평가했다.
“댄스 음악이 팝이고, 팝이 랩이며, 랩이 이모(emo)인, 모든 것이 전자음악이 된 시대에 투홀리스는 이를 모두 합쳐 화려하면서도 독창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피치포크의 평가는 그의 음악을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었다. 실제로 그는 댄스 음악과 팝을 섞은 일렉트로 팝 사운드 위에 흐느적거리는 랩을 하고, ‘하이퍼팝’ 장르의 과장된 요소들을 차용하며 실험적이지만 팝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래서 투홀리스의 음악을 들으면 힙합, 일렉트로닉, 댄스, 팝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들어보면 안다.
힙합 씬의 초신성이라고 불리지만 그에게 힙합은 자유로운 사운드를 구사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작용하는 듯하다. 본인도 직접 자신을 힙합 플레이어라고 단정 지어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한편, 그의 음악에서는 게임 폭죽 소리 같은 게 자주 들린다. 시그니처 사운드가 되어버린 이 소리는 실제로 ‘마인크래프트’의 폭죽 터지는 소리였으며 투홀리스는 마인크래프트의 광팬으로 알려져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게임 그 이상의 ‘세계’다.
마인크래프트에서도 음악적 영감을 많이 받는다”
저희 어머니가 스크릴렉스 매니저예요
그의 음악 실력에는 유전자도 한몫했다. EDM의 황제라고 불리는 ‘스크릴렉스(Skrillex)’ 매니저가 투홀리스의 어머니다. 그의 어머니는 오랫동안 스크릴렉스의 곁을 지켰으며, 레이블 ‘OWSLA’를 스크릴렉스와 함께하고 있다.
덕분에 스크릴렉스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적도 있다. 13년 전 올라온’ OWSLA #3’라는 영상에서 투홀리스는 곰인형으로 스크릴렉스의 머리를 갈겨버린다.
플레이보이 카티에게 찍혔다
‘RAGE’라는 장르로 힙합 씬의 수명을 늘려준 플레이보이 카티는 장르 선구자로서 힙합 팬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아티스트다. 그런 그가 차기작으로 내세우고 있는 발매 예정 앨범 [I AM MUSIC]에 투홀리스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미공개곡이 유출되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투홀리스를 알아본 플레이보이 카티의 안목을 칭찬하며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혔다.
뿐만 아니라, 투홀리스는 플레이보이 카티의 레이블 ‘오피움(OPIUM)’의 켄 카슨(Ken Carson)이라는 아티스트 투어에서 오프닝 공연을 맡기도 했다.
당시 갑자기 친구가 투홀리스에게 켄 카슨의 전화를 받으라고 연락이 왔다. 그리고 “투어 같이 할래?” “오 좋아” 두 마디로 성사된 공연이었다고 컴플렉스(Complex) 인터뷰를 통해 첫 투어 오프닝 공연의 일화를 밝혔다.
릭 오웬스가 떠오른다
투홀리스는 190cm의 장신, 마른 몸매, 긴 머리, 이모, 고딕 무드를 연상시키며 패션 씬에서도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이제 막 수면 위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투홀리스는 ‘베트멍(VETEMENTS)’의 파리 패션 위크에 초대받았다.
쇼장에 나타난 투홀리스에게 사람들은 ‘힙합 씬의 릭 오웬스’라고 부르기도 했다. 꽤나 분위기가 비슷하다. 실제로 그는 릭 오웬스 제품을 자주 착용한다.
어린 나이에 얻은 유명세라면, 좀처럼 인기를 누리고 싶을 텐데 인터뷰도, 인스타그램 업로드도 거의 하지 않는 투홀리스.
그는 컴플렉스와의 인터뷰에서 ‘투홀리스’가 그저 캐릭터일 뿐이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하울이 인스타그램에 “오늘 여기 갈거야” 같은 걸 올리지 않을 거라고 언급하며 신비주의를 고집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장난스러운 물음에 대답했다.
“3홀리스는 등장할까요?”
“허, 그걸 누가 알겠어요. ‘언젠가’,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