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도날드에서 빅맥을 먹고 있던 14살 지젤 번천. 그녀는 모델 에이전시 관계자의 눈에 띄어 스카우트되었다.
이후 그녀는 런던으로 떠나 43개의 패션 쇼 오디션에 참가했는데, 당시 ‘헤로인 시크’가 패션계를 지배했고, 번천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42곳에서 탈락했지만 단 한 곳, 알렉산더 맥퀸이 지젤 번천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듬해 그녀는 알렉산더 맥퀸의 S/S 쇼에 등장했다.

무대 뒤에서 번천은 피팅을 기다렸지만 아무도 옷을 가져다주지 않았다. 상의를 벗고 런웨이에 올라야 했기 때문.

이를 알게 된 그녀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모델 일을 반대했고, 설득 끝에 쇼를 선 것인데 옷을 벗어야 한다니. 그리고 고민했다.

“아, 도망갈까.”
하지만 그녀가 이 런웨이에서 도망치는 것은 곧 패션계에서 도망치는 것과도 같았다.

이를 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의 몸을 하얗게 칠했고, 이렇게 하면 아무도 모를 거라고 번천을 위로했다.

결국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런웨이에 올랐다. 이 쇼를 시작으로 러브콜이 쏟아졌고, 그 해 지젤 번천은 끌로에, 발렌티노, 돌체앤가바나, 베르사체와 함께 했다.

그렇게 헤로인 시크가 끝났다. 이제 밝고 건강한 아름다움의 시대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