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 아래 모델들의 역동적인 움직임, 브랜드가 선보이는 새로운 컬렉션. 그리고 평야를 가로지르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영상이 펼쳐지는 순간, 브랜드만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메시지 위에 시각적인 요소와 함께 사용되는 ‘음악’은 분위기를 180도 바꿔놓는다.
하루에도 수많은 광고를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청각적 요소인 ‘음악’으로서 기억에 남기 위해 수많은 광고 음악 후보들이 경쟁을 거쳐 세상에 나오게 된다.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라는 ‘목표성’을 가지고 브랜드의 마음을 사로잡은 광고 음악들을 알아보자.
CHANEL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연출한 샤넬의 새로운 프로젝트 ‘BLEU DE CHANEL 블루 드 샤넬’ 필름이 앰배서더 티모시 샬라메와 함께 돌아왔다.
배우로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티모시 샬라메의 양면성을 발견할 수 있는 초대장을 내민 블루 드 샤넬, 연예인과 자기 자신에 충실하는 것 사이에서의 갈등을 다루었다.
여기서 사용된 광고음악을 듣고 필자는 훵키한 드럼과 신스 사운드에 사로잡혀 바로 샤잠을 키고 음악을 탐색했다. 검색 결과 미국 출생의 재즈 뮤지션 Herbie Hancock이 1983년 발매한 Rockit !
흑백 필름, 블루 그라데이션과 함께 그려진 티모시 샬라메의 그윽한 페이스와 더불어 삽입된 Herbie Hancock 음악은 컷 편집과 박자감이 어우러지며 블루 드 샤넬 프로젝트의 고급스러움에 위트를 더해주었다.
지난 SS 시즌 BLEU DE CHANEL 필름을 통해 티모시 샬라메가 앰버서더로서 처음 공개되며 The Moody Blues의 Nights in White Satin이 흘러나왔다.
올해 전개한 블루 드 샤넬 필름과 미장센은 유사하나, 느껴지는 텍스처가 사뭇 다르다. 60년대 락을 사용함으로써 블루지한 보컬과 함께 컨트리 기타와 플루트 사운드가 빈티지한 무드를 더해준 것.
DIOR
또 다른 명품 브랜드 디올 홀리데이 에디션 필름에 삽입된 음악은 Shirley Bassey 의 1971 발매작 (Where Do I Begin) Love Story.
매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안야테일러와 함께 70년대 재즈 소울 음악의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며 디올 브랜드의 럭셔리함을 한껏 더 돋보이게 해주었다.
‘Where Do I Begin –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라는 가사가 디올이 보여줄 새로운 세계의 이야기에 대해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노래해주는 듯하다.
GUCCI
NewJeans (뉴진스) ‘ETA’ Official MV
온 세상이 뉴진스야 ! 구찌의 앰버서더 뉴진스 하니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함께 사용된 음악 NewJeans – ETA. 이처럼 뮤지션 모델의 음악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면서 분위기를 배가시켜주기도 한다.
브랜드를 홍보하는 광고음악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확장시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바꿔놓는 것처럼, 때로는 음악의 재발견으로 브랜드와-음악 win-win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타겟층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상업적이고 독특한 예술 활동 속에서 광고 음악을 셀렉팅하는 행위는 행복한 고민이 아닐까.
하지만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광고에서 탄생한 예술로서 음악이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본질을 흐트러트릴 수 있다는 양면적인 의견도 찾아볼 수 있다.
창작 활동에는 여러 가지 모순이 존재하니, 이러한 의견을 발생시키는 광고음악 또한 예술의 한 종류로 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