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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음악을 즐기던 3가지 방법

히트 클립을 기억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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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곧 삶이다!’라고 외치며 리듬과 멜로디를 찾아 헤매던 이들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크고 무거운 스피커를 지고 다녀야만 음악을 들을 수 있던 시절부터 그보다 더 거슬러 가 직접 연주해야만 음악을 들을 수 있던 시절까지. 

심지어 구석기 시대까지 시간을 되돌아가도 찾을 수 있는 ‘음악에 대한 기록’은 인간이 얼마나 음악에 진심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쾌감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을 마구 만들어내는 음악은 단순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에게도, 어려운 수술을 이어가야 하는 의사들에게도,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이겨내는 사춘기 학생들에게도 꼭 필요한 존재. 

그 간절함은 기술이 비교적 덜 발전했던 시기에 출시되었던 음악 디바이스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다. 카세트테이프를 잔뜩 들고 다녀야 했던 워크맨부터 클립당 한 곡씩만 들을 수 있는 히트클립까지. 그 시절 우리가 음악을 즐기던 5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미니 턴테이블

LP들을 잔뜩 사 모으며 음악을 듣던 과거라고 해서 ‘편의성'에 대한 갈망이 없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휴대용 턴테이블은 끊임없이 연구되고 개발되었으며, 심지어는 꽤나 퀄리티 좋은 제품들까지 출시되었다. 

1970년, 오하이오 아트(Ohio Art)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레코드플레이어 ‘마이티 타이니(Mighty Tiny)’를 출시했다. 마이티 타이니에 사용할 수 있던 LP는 사이즈는 무려 2인치. 평균적인 LP 사이즈인 12인치에 비하면 무려 반의, 반도 안 되는 사이즈다. 

LP 한 개당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은 1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압도적으로 작은 사이즈 덕에 많은 화제를 모았던 제품. 

일본 완구 회사, 반다이 역시 ‘8ban Portable Mini Record Player’라는 3인치 레코드플레이어를 출시한 적이 있다. 2004년 출시된 제품으로 나름 톤암과 볼륨 노브, 피치 노브까지 갖추고 있는 제품. 미국 싱어송라이터 잭 화이트는 이 제품에 빠져 3인치 레코드 제작을 기획하기까지 했다고. 

하지만 이 한정판 3인치 레코드가 완성될 즈음에는 이미 반다이에서 해당 제품을 단종시켜 정식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관계자가 기존에 구입했던 8ban 플레이어 400개만이 남아 있어 제작된 3인치 레코드와 함께 공연 굿즈로 판매했다고 알려져 있다. 


히트클립

무언가를 ‘사고 싶다'라는 마음을 들게 하는 건 낮은 가격과 높은 활용도 뿐만이 아니다. 조금씩 다른 구성품을 얻기 위해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여러 장 사는 것도, 마음에 드는 만화책의 개정판을 몽땅 사 모으는 것도 가성비라는 벽을 아무렇지 않게 허무는 ‘덕심'에서 비롯된다. 

1999년 출시된 타이거 전자의 히트클립이 대대적인 인기를 누린 것도 바로 이 ‘덕심' 때문일 것. 히트클립은 작은 오디오 플레이어에 메모리 카드 클립을 넣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제품이다. 

맥도날드 키즈밀 세트로 처음 등장해 많은 인기를 누리다 공식적으로 출시된 히트클립은 클립 하나 당 담을 수 있는 음원의 길이가 1분도 채 되지 않는 데다, 3.99달러라는 높은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어 가성비는 두말할 것 없이 최악인 제품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클립을 여러 개 구매한 뒤 가방에 걸고 다니는 등 패션 아이템으로도 인기를 누린 덕에 출시 3년 만에 2000만 장 이상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고. 이후 아이팟의 등장으로 인해 빠르게 인기를 잃어가다 결국 2005년에 단종되었다.


소니크 플레이어와 윈앰프

음원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스트리밍 해서 듣는 시스템은 비교적 오래되지 않았다.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좋아하는 음악을 하나씩 다운받아 디스크에 구워 보관하거나 플레이어를 사용해 관리하곤 했으니. ‘그 시절 우리가 음악을 즐기던 3가지 방법'의 마지막은 바로 미디어 플레이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활발하게 사용되었던 미디어 플레이어는 디자인도, 방법도 Y2K 그 자체다. 그중에서도 당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은 지금 우리가 좇는 Y2K 감성을 정확하게 간직하고 있는 그 시절 소프트웨어, 소니크 플레이어(Sonique Player)와 윈앰프(Winamp). 

두 프로그램 다 90년대 후반에 출시되었으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스킨, 고급 오디오 조절 기능 등이 첨가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소니크 플레이어는 플레이어의 모양 자체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었으며, 오디오 비주얼라이저가 탑재되어 있어 많은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았다.

옛날 음악들로 구성된 플레이리스트를 선보이는 유튜브 채널들 중 이 소니크 플레이어의 디자인을 활용하는 채널들도 있을 정도. 하지만 두 플레이어 모두 스트리밍과 스마트폰의 시대가 시작되자 서서히 잊혀 갔다. 하지만 윈앰프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시대에 맞춘 소프트웨어로 돌아오겠다’라며 선전포고한 그들은 안드로이드와 애플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창작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온전한 가치를 얻기는 힘들다고 말하며 그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해 스트리밍 시대의 보완점을 찾겠다고. 

실제로 곧 출시될 예정인 새로운 윈앰프에서는 팬존(FanZone)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뮤지션이 직접 셀러가 되어 다양한 제품을 팔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될 예정이다. 음악 소비 방식에 새로운 혁신이 찾아올 것인지, 그들의 부활을 함께 기다려 보자.

사진: Historydumpster, 3inch.es, Youtube/ToyManTelevision, Youtube/CrosleyRadio, Wikipedia, Mashable, Youtube/lugnutsoldcrap, Youtube/CoolerTheWinxClub&HannahMontanaFans, Youtube/4-EverBratz, Reddit/rnostalgia, Bandcamp/koshrimp, Videoproc, Win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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