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같은 워커부츠’의 부활, 다 필요없고 6인치 커버이미지
fashion

‘국밥 같은 워커부츠’의 부활, 다 필요없고 6인치

다시 돌아온 워크 부츠 트렌드

URL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공유해보세요!

차가워진 날씨와 함께 워커 부츠의 인기가 돌아왔다. 계절의 변화 때문만이 아니다. 트렌드의 변화, 빈티지 스타일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인해 신발장 구석에 박혀있던 낡은 워커 부츠를 다시 꺼낼 수 있게 됐다. 쉽게 망가지지 않고, 오랜 시간 변화를 경험하며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사랑하는 필자는 워커 부츠의 귀환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이 글을 화려하게 돌아온 클래식 워커 부츠들에게 바친다. 


‘첫 번째 순서가 아닐 수 없다’ 

어쩔 수 없다. ‘팀버랜드(Timberland)’가 첫 번째 순서에 오는 건 당연하다. 워커부츠 그 자체이기 때문. 아마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 경험하고 실망한 사람은 없을 것. 다른 수많은 클래식 브랜드가 그렇듯, 팀버랜드 역시 시작은 패션이 아닌 노동자들을 위한 작업화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팀버랜드는 당시로서는 대단한 기술을 만들었다. 박음질 없이 가죽 어퍼를 밑창에 붙이는 주입식 몰딩 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활용하여 비와 눈을 막을 수 있는 방수 부츠를 완성했다. 너네 왜 그래?’

위에서 말했듯이 팀버랜드는 패션과는 거리가 멀다.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튼튼한 내구성과 품질로 오랜 시간 망가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퀄리티 높은 워커부츠를 만드는 브랜드다. 그런 팀버랜드 부츠가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건 역시나 변화의 물결이 쉴 틈 없이 요동쳤던 90년대다. 

당시 힙합 아티스트들이 뮤직비디오에 팀버랜드 옐로 부츠를 신고 등장했고, 금방 거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 밝은 톤의 브라운 컬러 팀버랜드 부츠가 오버사이즈 데님 팬츠와 만나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않았을까 싶다. 

갑자기 패션 아이템으로 급 부상한 팀버랜드의 6인치 워커부츠, 경영진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단 한 번도 본인들의 워커부츠가 멋을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사실 팀버랜드를 ‘다시 돌아왔다’라고 말하기 어렵다. 잠시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기 때문. 처음 6인치 옐로 워커부츠를 공개했던 1973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그들은 한결같이 동일한 디자인과 제작 방식을 유지해왔다. ‘워커부츠란 곧 팀버랜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다 필요 없고, 6인치 가져와’

팀버랜드 워커부츠를 구매할 예정이라면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이거 하나만 기억하자. ‘6인치’ 워커부츠, 팀버랜드를 상징하는 대표 아이템이다. 그들도 물론 다양한 실루엣의 부츠와 슈즈를 출시하고 있지만 옐로 컬러 누벅으로 만들어진 6인치 워커 부츠의 명성을 뛰어넘는 명작은 아직 만들지 못했다. 

컬러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가장 클래식한 위트 브라운 컬러부터 블랙, 다크 브라운까지 총 세 가지. 가격은 26만 8천 원이다. 워낙에 인기가 많다 보니 잘 품절된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지금 바로 접속해서 사이즈가 남아있나 확인해 보자. 역사로 따지면 우리가 최고 아님?’

무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부츠를 만들어온 브랜드도 있다. 바로 ‘레드윙(Redwing)’. 

브랜드 이름이 ‘레드윙’인 이유가 재밌다. 지난 1857년, 미국 미네소타주에 위치한 레드윙 시티는 인디언 부족인 타코타 부족의 족장 ‘레드윙’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전쟁에서 패배한 적이 없는 전설적인 족장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브랜드 ‘레드윙’은 이 지역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용맹한 족장의 이름을 따서 ‘레드윙’이라는 이름을 짓게 됐다. ‘알아서 골라요’ 

레드윙은 오랜 역사만큼 다양한 제품 라인을 가지고 있다. 1900년대 초반에 탄생한 아이언 레인저, 과거 대장장이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던 비교적 캐주얼한 무드의 ‘블랙스미스’, 관리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던 ‘옥스퍼드’부터 승마용 부츠로 역사가 시작됐던 ‘클래식 첼시’까지. 모든 제품이 하나같이 다 아름답고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슈케어를 잘 해주면 평생 신을 수 있을 정도로 질이 좋은 가죽을 사용하고, 내구성에 신경 써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 어떤 제품을 선택하더라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가격대는 40만 원 후반대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오랜 시간 착용하며 가죽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고, 친구처럼 세월의 흐름을 함께 겪을 수 있다는 면에서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만약 그럼에도 굳이 하나의 제품을 추천받고 싶다면 필자는 아이언 레인저 구매를 추천한다. 레드윙을 대표하는 가장 클래식하고 헤리티지 한 디자인이기 때문. 브랜드의 감성을 정통으로 느끼고 싶다면 아이언 레인저를 선택할 것. ‘닥터마틴은 1461 아니야?’

노란색 스티치가 시선을 사로잡는 닥터마틴. 그들의 워커부츠를 선택한다면 역시나 어디 가서 무시당할 일은 없다. 

한 가지만 당부하고 싶다. 시대를 타지 않는 부츠를 구매하고 싶다면 클래식 라인을 선택할 것. 닥터마틴은 디자이너블한 제품이 너무 많다.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도 잦은 편이라 선택지가 많은데, 그런 제품을 선택하면 후회하기 십상이다. 은은한 광택감이 느껴지는 블랙 컬러에 옐로 컬러 스티치가 들어간 가장 기본이자 클래식한 모델을 선택하는 게 베스트. 닥터마틴 역시 레드윙처럼 첼시 부츠부터 워커부츠, 옥스퍼드 실루엣의 1461 모델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준비되어 있으니 직접 접속해서 구경해 보자. 러프하고 강한 무드의 워커부츠를 찾고 있다면 검색창에 ‘1460’을 검색하면 된다. ‘전통성이 꼭 필요한가요? 잘하면 그만’

팀버랜드, 레드윙, 닥터마틴처럼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진 브랜드를 알아봤다면, 이제 브랜드가 출범한지 8년밖에 안된 신생(?) 브랜드 ‘로아 하이킹(Roa Hiking)’을 소개한다. 

로아 하이킹은 브랜드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기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동시에 이탈리아 브랜드 특유의 고집이 들어가 있어서 완성도까지 높다. 거의 모든 제품에 비브람 솔을 사용해서 뭉툭하고 퓨처리스틱한 미드솔 & 아웃솔을 가졌으며 심플하면서도 시크한 어퍼 디자인을 자랑한다. 로아 하이킹은 최근 국내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가장 큰 이유로 고프 코어 룩의 인기 상승을 들 수 있다. 아웃도어와 인도어의 경계를 허물고 도시의 패션으로 자리 잡은 고프 코어 룩과 아주 잘 어울리는 로아 하이킹의 슈즈 제품들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목받기 시작했다. 과하지 않고 적당히 디자이너블한 실루엣 역시 한몫했다. 촌스럽지 않은 컬러를 사용하고, 포인트를 뺄 수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제거하면서 절제된 디자인을 완성했다. 

그런 로아 하이킹의 안드레아스 하이킹 부츠는 기술력의 집합체. 시대의 풍조와 유행을 따르는 트렌드 세터라면 로아 하이킹을 선택할 것.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