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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유니폼도 워크웨어 아닌가?

워크웨어 시대에 '맥도날드 코어'가 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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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워크웨어-베인-유니폼

패션계는 디트로이트 자켓, 카펜터 팬츠, 더블니 팬츠 등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를 위한 탄탄하고 실용적인 의복이었던 워크웨어에 주목하고 있다.

바야흐로 워크웨어 시대. 매장에서 열심히 감자튀김을 튀기고, 햄버거를 만드는 맥도날드의 유니폼도 워크웨어라고 불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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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웨어는 더 이상 작업복이 아니다.

칼하트나 디키즈처럼 전통적인 육체노동자의 의복은 더 이상 효율적인 일만을 위한 옷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워크웨어라는 키워드와 함께 ‘패션’의 영역에서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일상에서 입던 옷은 힙합, 스케이트보드 등의 서브컬처와 결합되며 패션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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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를 즐기는 이들 역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공장 유니폼을 입었고, 이는 그들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스타일이다. 반항적이고 쿨한 형들이 입는 옷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을 터. 작업복은 곧 쿨함의 대명사가 되었고, 패션으로 발전했다.

삶을 투영한 워크웨어

영화 <8마일>에서 랩을 하는 에미넴이 공장에서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듯이 많은 청년들이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등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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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가장 자주 마주하는 이들의 유니폼을 일상생활에서 입기에는 주변 사람들의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서울에서 공장 노동자의 유니폼보다 자주 만나는 의복인데도 이들의 유니폼을 패션으로 승화시키는 일은 여전히 어색하고 꺼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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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잖아요

핀란드를 기반으로 하는 패션 레이블 VAIN은 맥도날드 직원들이 실제로 착용했던 유니폼으로 컬렉션을 완성했다. 작금의 현실에 부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워크웨어의 등장이었다. 베인의 디렉터 지미 베인은 시골에서 유년기를 보냈지만 맥도날드의 로고는 친숙했다. 핀란드의 전통적인 시골이었던 곳에 유일하게 존재했던 기업이 맥도날드였다고. 이는 맥도날드가 얼마나 우리와 가까운 존재인지 상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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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은 실제 맥도날드 직원들의 낡은 유니폼을 재활용했다. 이는 내부 추첨을 통해 핀란드의 맥도날드 직원들에게만 제공되었다. 맥도날드 직원만이 가질 수 있는 힙한 아이템이 탄생한 것이다.

맥도날드의 ‘m’과 베인의 ‘v’를 결합하여 하트를 만들고, 맥도날드 로고를 활용해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인 베인. 이들은 우리에게 친숙한 맥도날드의 유니폼을 패션에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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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패션과 맥도날드의 만남이 처음은 아니다. 안티 캐피탈리즘,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담아내기 위해 맥도날드를 이용했던 ‘베트멍’, 감자튀김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던 제레미 스캇이 전개했던 모스키노 등 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점을 대표하여 꾸준히 패션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빠른 시간 내에 대량으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은 항상 논란이 뒤따랐다. 맥도날드는 포장지,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환경을 파괴시키고, 비만을 야기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실제 맥도날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매출에 타격을 가했다. 그러나 모스키노에서 맥도날드를 활용한 컬렉션이 인기를 끄는 것을 확인했고, 눈을 돌려 힙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젊은 세대의 지지를 유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패션과 인플루언서 마케팅. 낡은 유니폼을 재활용한 베인과의 협업도 그린 워싱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더 이상 패션과 접목시켜 마케팅을 시도하는 맥도날드의 전략이라고만 할 수 없다. 철도, 광산, 공장 노동자들의 작업복이 워크웨어가 되었듯, 사무실에서 일하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워크웨어인 ‘오피스룩’이 나타났다. 맥도날드가 패스트푸드점을 대표하는 만큼, 패션과 아르바이트 유니폼이 만나 새로운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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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현대의 워크 웨어, ‘맥도날드 코어’라는 이름과 함께 패션으로서 우리 곁에 등장할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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