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더 화려하게, 더 찬란하게’를 외칠 때에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들만의 ‘화려함’을 만들어 낸 것은 인간의 피부색을 닮은 컬러 팔레트와 편안하면서도 우아한 오버사이즈 핏 그리고 타협하지 않은 소재의 퀄리티. 오늘 탐구해 볼 브랜드는 패션을 넘어, 취향을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프랑스 패션 브랜드 르메르다. 크리스토퍼 르메르와 사라 린 트란이 펼쳐내는 그들만의 센슈얼한 패션 세계를 들여다볼 시간.
#실용주의 #미니멀 #라이프스타일 #파리지앵
르메르라는 브랜드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뮤트한 컬러들. 다크 브라운, 블랙, 네이비, 아이보리와 같은 ‘소란스럽지 않은’ 컬러들은 입는 사람의 혈색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화려한 디테일들 대신 슬릿, 드레이핑과 같이 실루엣에 초점을 둔 포인트들 역시 은은한 우아함을 더해준다.
파리지앵들의 ‘공들이지 않은 멋스러움’을 패션으로 완성시킨 르메르는 미니멀리스트들의 옷장 지분 대주주. 무심하게 툭 걸쳐도 멋스럽게 떨어지는 핏과 완벽하게 몸을 감싸는 좋은 원단 덕에 끊임없이 르메르를 소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루즈 핏’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겠다는 크리스토퍼 르메르의 말처럼 헐렁이는 실루엣에서 느껴지는 관능미와 시크함, 태연함 역시 르메르를 소비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하물며 당신이 옷장 앞에서 무수히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싫은 실용주의 타입의 미니멀리스트라면 그 누구보다 먼저 르메르에 입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한 톤으로 매치하는 르메르식의 스타일링에서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실용성이기 때문.
크리스토퍼 르메르는 옷장 앞에서의 고민을 덜어주는 것은 역시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옷이라고 말하며, 입었을 때 편안하고 자유로운 옷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멀끔해야 하는 자리에도, 돋보여야 하는 자리에도, 일상적인 자리에도 모두 르메르의 옷을 입고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줄 것.
시각적으로 ‘르메르스러움’이 무엇인지 한눈에 알고 싶다면 르메르의 공동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사라 린 트란(Sarah-Linh Tran)의 패션들을 들여다보자. 인간 르메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누구보다 ‘르메르스러움’을 잘 표현해 내고 있으니.
#크루아상 백 #더비 슈즈 #드라이 실크
르메르의 가장 아이코닉 한 제품을 꼽으라면 역시 크루아상 백을 빼놓을 수 없을 것. 프랑스를 연상케하는 쉐입 때문인지 묘한 자유로움과 로맨틱함이 느껴지는 아이템이다.
국내에서는 차정원, 려원, 김나영 등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셀럽들이 착용해 화제를 모았다. 고급스러운 가죽 광택과 크루아상 페이스트리를 표현해낸 스티치 포인트 덕에 캐주얼한 셔츠나 포멀한 정장 위에도 멋스럽게 어우러질 것.
스퀘어 토와 왁스 코팅 스트링이 돋보이는 더비 슈즈도 르메르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낮은 굽은 ‘젠더의 모호함’을 표현해 내고, 동시에 르메르식 톤온톤 스타일링도 가능케 한다. 그 어떤 르메르 의상들과 매치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마지막은 드라이 실크 의류 아이템이다. 사라 린 트란이 여행할 때, 빼놓지 않고 챙긴다는 드라이 실크 소재는 잘 구겨지지 않고 매우 얇고 부드럽다는 것이 특징. 소재의 퀄리티만큼은 타협하지 않기로 유명한 르메르가 택한 소재인 만큼 특유의 우아한 움직임과 부드러운 착용감을 자랑한다.
셔츠, 팬츠, 재킷, 드레스 등 많은 드라이 실크 아이템들이 출시되어 있지만, 그중 한 제품만 꼽으라면 단연 ‘트위스티드 셔츠’를 추천한다. 소재 특유의 멋스러운 주름을 표현해낸 이 제품으로 드라이 실크 아이템에 입문한다면 다른 아이템들까지 모두 섭렵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