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말에 공감해!”라는 말 대신 ‘엄지 척' 이모지를, “사랑해"라는 말 대신 ‘하트’ 이모지를 사용하는 지금.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에둘러 말하기 쉬운 세대다. 이러한 우회적 표현들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이모지의 탄생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그림을 글자 대신 사용하는 이모지는 작은 정사각형 픽셀 안에서 온갖 오묘한 표현들을 모두 이끌어낸다. 때문에 2008년 처음 등장한 스마트폰의 이모지는 10년 후, 빼놓을 수 없는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된 것.
오늘은 이모지에 얽힌 이야기부터 당신이 몰랐던 과거의 이모지를 모두 살펴볼 시간이다.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던 이모지의 숨겨진 역사를 확인하고 싶다면 빠르게 스크롤을 내려볼 것.
‘이모지는 일본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림을 뜻하는 e와 문자를 뜻하는 moji가 합쳐져 탄생한 이모지의 근원은 일본에서부터 시작된다. 90년대 일본에서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 다채로운 정보들을 담아낼 수 있는 이모지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곧 일본의 이메일 상에서는 이모지가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NTT 도코모가 최초의 이모지를 개발했다는 이들과 소프트뱅크가 최초의 이모지를 개발했다는 이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90년대 후반에 이모지가 탄생했다는 것만큼은 동일하다.
‘에둘러 말하기'식의 표현을 할 수 있는 데다 약간의 유쾌함까지 더할 수 있는 이모지는 일본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2008년, 일본에 진출한 애플이 아이폰에 이모지를 탑재했는데 그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 대중화된 것.
당시 일본의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가 문자에 이모지를 탑재하는 것은 필수라며 애플을 강력히 설득했다는 후일담도 있다.
‘7월 17일은 세계 이모지의 날이다'
지금껏 공개된 모든 이모지들을 볼 수 있는 곳, 이모지 피디아는 7월 17일을 세계 이모지의 날로 지정했다. 달력 이모지가 표시하는 날짜가 바로 7월 17일이기 때문. 이날을 기념해 인스타그래머들은 #worldemojiday라는 해시태그를 걸며 이모지로 그날의 기분을 표현하기도 한다.
‘가장 많이 사용된 이모지는 ’
2022년까지 집계된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이모지는 ‘기쁨의 눈물(Tears of Joy)'이라고 불리는 ‘ ’이모지. ‘ 소리 내어 우는 얼굴(Loudly Crying Face)’과의 치열한 결투 끝에 1위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3위는 ‘❤️빨간 하트(Red Heart)’.
‘호주에서는 이모지 번호판이 허용된다'
단순한 숫자와 알파벳으로는 복잡하고도 심오한 내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없다고? 그렇다면 커스터마이징의 끝판왕, 이모지 번호판이 허용되는 호주 퀸즐랜드로 향해보자.
물론 긍정적인 편에 속하는 ‘ ’, ‘ ’ 같은 이모지들만 적용이 가능하지만, 커스텀 문구 번호판에 어울리는 이모지를 넣는다면 그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사람 이모지는 원래 백인밖에 없었다'
2015년, iOS 8.3이 출시되기 전에는 사람 형태의 이모지 옵션이 백인밖에 없었다. 애플은 다양성 추구를 위해 2015년에 다섯 개의 스킨톤 옵션과 한 부모 가정 이모지를 추가했다.
‘이모지로만 구성된 문장을 번역해 주는 번역기도 있다'
이모지가 등장하자, 젊은 세대들은 ‘이모지만을 이용한 대화'를 시도하기까지 이르렀다. 수수께끼스러운 ‘외계어'의 유행과 같은 맥락일까.
하지만 대부분의 이모지가 중의적인 만큼 그 해석은 쉽지 않았고 언어를 이모지로, 이모지를 언어로 번역해 주는 ‘이모지 번역기(Emoji Translate)’가 등장했다. 의뭉스러운 문구를 프로필에 설정해두고 싶다면 이 사이트를 활용해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