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술, 음악, 담배 그리고 펑크룩. 이 4가지 단어의 조합은 곧바로 주인공 나나를 떠올리게 한다. 2000년 공개된 야자와 아이 작가의 작품, <나나>는 같은 이름을 가진 2명의 소녀가 도쿄로 상경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술과 담배뿐만 아니라 마약, 혼전 임신 등 온갖 자극적인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어 크게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 심지어 작가의 병세로 인해 2009년부터 무기한 연재 중단이 된 상태이지만, 아직까지도 <나나>의 복귀를 기다리는 팬들이 있을 정도로 많은 골수팬을 낳은 작품이다.
그 팬심의 근원지는 시크한 매력을 풍기는 주인공 나나. 호피 무늬, 망사 스타킹, 초커, 바이크 부츠 등 펑크룩을 상징하는 요소들을 다양하게 착용하는 그녀는 패션 피플들 사이에서도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인물이다. 실제로 만화 속에서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아이템들을 대거 착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고.
이 만화는 당시 일본 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 몇몇 패션 잡지에서는 나나의 비비안 웨스트 패션을 분석하는 글을 싣기도 했다. 세계적인 모델 최소라는 팬들 사이에서 ‘현실판 나나’라고 불리며 주목을 받기도.
키시베 로한
<죠죠의 기묘한 모험> 4부에서 등장하는 만화가 캐릭터 키시베 로한. 작가 아라키 히로히코의 ‘오너캐’라는 의심까지 사고 있는 키시베 로한은 모든 것을 만화 소재로 연관 지으며 메모하는 열정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만화가라는 설정답게 만년필 촉으로 된 귀걸이를 늘 착용하며, 취재를 위해 카메라나 메모장, 펜 등을 자주 소지한다. 또, 크롭 상의나 멜빵, 로우 라이즈 등의 아이템을 자주 착용하기도 하는데, 그 조합이 은근히 스타일리시해 패션 피플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그의 센스를 알아본 까닭일까, 2011년 8월에는 일본 잡지 <Spur>에 ‘키시베 로한 구찌에 가다’라는 스핀 오프가 실리기도 했다. 구찌의 90주년을 맞아 작가 아라키 히로히코에게 정식으로 요청해 제작된 작품이라고.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키시베 로한의 착장은 구찌가 직접 디자인 한 의상으로 알려져 있다.
세일러 문
소녀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전설적인 90년대 만화 <달의 요정 세일러 문>. 만화 자체는 90년대에 끝에 났지만 그 후유증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강렬히 남아있다.
완결 이후에 태어난 이들도 세일러 문 팝업스토어에 ‘오픈 런’을 하는가 하면 올해 초에 공개되었던 지미추와의 협업 컬렉션에도 격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으니. 소녀들의 감성을 제대로 자극한 만화인 만큼, 등장인물들의 착장 역시 예사롭지 않은데, 이는 8-90년대 럭셔리 브랜드들의 아카이브를 대거 인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많은 매체들은 세일러 문 패션을 실제 아이템들과 비교하며 출처를 찾아내기도 했다고. 메인 등장인물이 여러 명인만큼, 각 캐릭터들의 성격과 분위기에 맞춰 ‘덕질’을 할 수 있는 것 역시 장점이다. 그들의 변신 전 패션을 참고해 비슷한 스타일을 구사할 수도 있으니 참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