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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차례’ 들어오세요, 압구정 속 프랑스 빵집으로

아트디렉터 박성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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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쇼룸들로 가득한 도산공원 거리를 걷다 보면, 이색적인 돌벽으로 치장한 투아투아가 등장한다. 창문 너머로 풍겨오는 빵 냄새는 길거리 시민들의 발목을 움켜쥐는 것. <글로우업>이 새롭게 나타난 투아투아의 문을 열고 들어가 아트디렉터 박성민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달콤함과 화려함을 뒤로하고 빵과 삶에 대해 논하는 그의 사업 방식에 대하여. 


투아투아에 들어서는 순간 완벽히 거리와 분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압구정 한복판에 프랑스 시골집을 구현하려고 애썼다. 직접 프랑스에 가서 90% 이상의 가구와 소품들을 컨테이너 가득 실어 들여왔다. 천장에 달린 80kg짜리 대들보 목재도 프랑스에서 가져온 거다. 이미 지어진 건물에 그만큼 무거운 목재를 천장에 다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건 가져온 이후에 알게 되었다. 인테리어 업자분들이 고생해주셨다.

오픈한지는 1달 남짓 되었다고.

이번 연도부터 계획한 오픈이었다. 빈티지 가구에 맞춰서 도면을 짰고, 세세한 부분에서 신경을 쓰다 보니 공사만 4개월이 걸렸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압구정 한복판에 이런 시골집이 있어?”와 같은 임팩트를 주고 싶었다. 상상력의 범주를 넓힌 디자인으로 또 하나의 경쟁력을 얻고자 한 것. 

달달한 디저트 대신 식사빵 종류가 많은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한국 베이커리 시장은 무슨 빵이든 디저트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접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식사빵 위주의 메뉴 구성을 하게 됐다. 

투아투아 메뉴 중 가장 즐겨먹는 것은 무엇인가.

감자가 들어간 포테이토 바토네. 포만감이 높고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다. 나조차도 거의 매일 먹고 있는 것 같다. (웃음) 투아투아의 빵들은 구움색이 조금 진한 편이다. 누룽지 같은 풍미를 좋아하는 개인의 취향이 살짝 반영된 것. 르방을 사용하고 무반죽법으로 성형을 했기 때문에 소화도 잘 되는 편이다. 밀가루를 잘 못 먹는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아, 버터나 수프 계열도 좋다. 프랑스 미슐랭 3스타 수셰프님이 레시피를 짜주셨다. 식사빵과 함께 곁들여 먹으면 그야말로 제격.

공간을 기획하고 구상할 때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유럽의 그레이징 테이블에서 영감을 받았다. 농부들이 점심에 큰 테이블에서 다 같이 식사하고 삶을 공유하는 것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투아투아의 빵 자체가 요란하기보다는 삶을 좀 닮아있는 빵이지 않나. 방문객들의 삶에 녹아들 수 있는 공간과 음식을 만들고 싶었다. 나무 바닥도 이것저것 테스트를 많이 했었는데, 지금의 이 삐걱대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이대로 시공했다. 원래 이 주변에서 나는 나무를 베어와 만든 느낌. 압구정 신상 카페의 바닥에서 이런 소리가 나리라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테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된 광고 영상도 영화 같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사실 광고를 위해서 만든 것은 아니다. 더 현실감 있고 입체적인 브랜딩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아트워크에 가깝다. 한국에서는 마음에 드는 세트장을 찾을 수 없어 프랑스에 직접 방문해 촬영했다. 영상 속 공간은 실제 중세 시대의 프랑스 성. 어둑어둑한 느낌과 손때 묻은 주방의 모습이 대체 불가라고 생각했다. “빵집을 오픈하는데 이런 것까지 할 필요가 있어?”라는 부분에서 경쟁력이 온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호기심을 갖고 봐주시는 걸 보니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투아투아라는 이름의 기원이 궁금하다.

투어(Tour)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어서 입안에서 계속 굴려봤다. 그러다 나온 것이 투아투아(tour à tour). 프랑스어로 ‘차례차례’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가 계속 생각하던 브랜드와도 완벽하게 결합되는 이름이라 애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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