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에서부터 LA까지. 그들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얼터너티브 록 밴드 ‘컬처 워즈(Culture Wars)’.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밴드일 것. 그러나 이번 레이니 아시안 투어 오프닝 공연을 통해 수많은 팬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아시아 쪽에서 무명에 가까운 밴드였지만, ‘라이브 무대’ 하나로 관객들을 열광시키며 많은 팬들을 얻었다. 레이니 내한 공연을 통해 한국에서도 첫 공연을 펼칠 예정이었지만 아쉽게 불발되었다.
이들의 대표곡 ‘Heaven’은 스포티파이에서 190만 회 이상 재생되었다.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른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Bill & Ted Face the Music’ 사운드트랙으로도 참여하고, 빌보드 얼터너티브 차트 30위까지 올랐다고.
공연장에서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새빛둥둥섬에서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노래를 부르던 컬처 워즈를 만날 수 있었다.
Q. 반갑다. 자기소개 한 번 부탁한다.
알렉스 : 우리는 컬처 워즈다. 마이크를 잡고 있는 나는 알렉스(Alex Dugan). 보컬이고, 캘빈 클라인 티셔츠를 입은 드럼의 데이비드(David Grayson), 로큰롤 정신이 담긴 긴 머리의 케일럽(Caleb Contreras), 소닉 유스 티셔츠는 조쉬(Josh Stirm). 이 둘은 기타를 쳐. 그리고 카모플라쥬 티셔츠는 베이스를 맡은 딜런(Dillon Randolph)이다.
Q. 컬처 워즈라는 밴드명은 직역하면 ‘문화 전쟁’이라는 파격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밴드명에는 어떤 의미를 담았나?
알렉스 : 큰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단순하게 우리는 얼터너티브 록 밴드이고, 타 아티스트들과는 다른 음악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조금 날카롭지만 문화 전쟁이라는 단어를 차용했다. 다양한 열정들로 사랑과 평화를 만들어내는 우리 음악과도 어울리지 않나 싶다.
Q. 그렇다면, 멤버들 간 어떤 전쟁이 한바탕 벌어진 적 있는지 유쾌한 에피소드 하나만 들려줄 수 있는지?
알렉스 : 나 자신과 매일 싸운다. 아마 모두 그럴 거다.
딜런 : 근데 우리끼리도 매일 싸우긴 하지. 당장 어제만 해도 한국에서 소주 많이 마시기 전쟁을 벌였다.
Q. 소주 많이 마시기 대회. 한국인들에게 아주 흥미로운 전쟁이다. 얼마 전 발매한 컬처 워즈의 새로운 싱글 ‘Miley’를 들었다. 이 곡을 작업할 때는 어떤 감정으로 만들었나?
알렉스 : 엄청 감정적인 게 음악에 들어있지는 않다. 사실, 완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작업을 했다. 그냥 자연스럽게 만들었던 것 같다. 곡은 얼마 전에 나왔지만, 이 곡을 쓸 당시가 2020년 3월 코로나 때였다. 그래서 집안에 갇혀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비행기나 비 오는 소리로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담아냈다.
케일럽 : 티나 터너(Tina Turner) 음악처럼 80년대 느낌으로 만들었다.
알렉스 : 맞아, 한 남자에게 여자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그런 시나리오 있잖아.
Q. 방금 말한 그 시나리오,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왔던 것인가?
알렉스 : 이건 LA에서 항상 일어나는 일이라고!
Q. 밴드 프로필 사진을 봤다. 텍사스 출신 밴드라 그런지, 웨스턴 스타일 무드가 정말 멋졌다. 한국에서도 웨스턴 스타일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진짜 현지인이 알려주는 웨스턴 브랜드 소개 가능한가.
알렉스 : 음, 텍사스 사람들이 입는 옷이라.
모두 :랭글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데이비드 : 또 뭐 칼하트, 리바이스, 그리고 루케이스(lucchese) 부츠가 있다. 버클 있는 벨트도 자주 착용한다.
알렉스 : 루케이스는 카우보이 부츠인데, 텍사스 사람들이 자주 착용하는 것 같다. 또 레드윙이 있네.
Q. 그럼 카우보이 부츠 혹시 평소에도 착용하는지?
알렉스 : 우리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춤추거나 무대를 꾸밀 때는 카우보이 부츠를 자주 착용한다. 아마 다 가지고는 있을걸?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음악으로 선물하고 싶은 감정이 있을까?
알렉스 : 그냥 행복하고, 세계를 많이 둘러보고 즐겁게 살 때 함께 했으면 좋겠다.
데이비드 : 난 그저 사람들이 로큰롤 음악에 빠지게 만들고 싶어.
공연은 취소되었지만 경복궁과 한강 등을 다니며 한국을 느낀 컬처 워즈. 밴드 명도 그들의 음악도 인상적이었지만, ‘소주 전쟁’을 벌였다는 이들의 말이 반가웠다. 텍사스 현지 사람들의 웨스턴 패션 브랜드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한강을 향해 뻗어가던 알렉스의 목소리도 시원하고 매력적이었다. 앞으로 이들의 목소리가 더욱 많이 닿을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