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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두비두밥의 새 챕터, 팜 투 테이블 레스토랑 ‘미자 서울’

크리에이터 티나 최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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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나직하게 풀어 놓는 인생 이야기를 홀린 듯 듣고 있다 보면, 요리는 어느새 완성되고 영상은 무한히 반복된다. 음식에 대한 사랑 하나로 영상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택한 두비두밥(Doobydobap)의 채널주 티나 최. 전 세계 340만 명 구독자들에게 한국의 ‘맛’을 전파하던 그녀가 용산구 회나무길에 둥지를 틀었다. ‘미자 서울’로 새로운 챕터를 시작한 그녀가 전한 이야기를 들어 볼 시간.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크리에이터인 만큼, 한국에서의 출발이 또 다른 시작처럼 느껴졌을 수 있겠다. 한국에 돌아오기로 마음먹은 결정적인 계기가 있을까?

그리웠다. 해외에 친구들은 많았지만, 가족들은 전부 한국에 있는 상태였다. 또, 당시에는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았어서 한국에 들어와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임시적으로 한국에 들어왔다가 아예 자리 잡게 된 케이스. 한국에 들어온 이후에는 내가 만들 수 있는 차별화된 컨텐츠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 나는 소위 말하는 ‘아재 입맛’의 소유자인데, 이런 나의 취향으로 재해석한 한국을 구독자에게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생활을 영어로 소개하는 크리에이터들도 많지 않으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국내에 거점을 둔 만큼, 한국 구독자들을 위한 컨텐츠도 계획하고 있을 것 같다.

항상 생각은 하고 있다. 하지만 두비두밥 채널의 한국 뷰어가 1%도 채 안 된다. 한글 자막을 넣는 데만 3~4시간이 추가적으로 걸리니까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기가 빨린다. (웃음) 또, 말투가 유머러스한 편은 아니라서, 한국어로도 재밌는 컨텐츠를 만들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좋은 인연이 닿는다면 한글 자막 배포도 하고 싶다.

미자 서울이 오픈한 지 1달도 채 되지 않았다. 미자 서울을 주로 찾는 손님들은 누구인가.

아직까지는 80%가 외국인이고 20%가 한국인이다. 모두 두비두밥을 통해 알고 왔거나 건너 건너 전해 들어온 손님들. 미자 서울을 독립적인 개체로 만들고, 미자 서울을 로컬들로 채우는 게 목표다.

연인 사이인 케빈과 함께 운영하는 공간이라고 들었다.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면?

나는 두비두밥 컨텐츠 제작부터 미자 서울까지 모든 부분에 관여하고 있다. 두비두밥의 영상 같은 경우에도 개인적인 부분이 많다 보니 50%는 내가 직접 편집한다. 미자 서울에서도 서빙, 물 따르기, 청소, 메뉴 개발 등 모든 부분에 관여하고 있는 상태.

케빈은 를레(Relae)라는 덴마크의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오랜 시간 일했다. 를레 역시 미자 서울과 같은 팜 투 테이블 레스토랑이라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주었다. 둘 다 요리를 하는 사람이다 보니 함께 있을 때 레시피를 연구하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미자 서울이 탄생한 것 같다. 미자 서울은 케빈과 내가 6개월간 메뉴 연구를 한 끝에 나온 산물.

단순한 한식 다이닝 레스토랑을 넘어 ‘팜 투 테이블’ 레스토랑을 지향하고 있다고.

우리는 옥상에서 직접 기른 재료들을 메뉴에 활용하는데, 정말 요리에 들어가기 2시간 전에 직접 딴다. 이 음식에 들어간 재료는 어디에서 난 거예요? 라고 물었을 때 바로 위를 가리킬 수 있다는 것이 미자 서울의 가장 큰 매력. 또, 그렇게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들은 보카시 공법을 통해 비료로 변신한다. 모든 게 푸드 웨이스트 없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렇게 직접 재배한 채소들이 들어간 메뉴 중 대표적인 메뉴는 무엇인가?

‘봄 겉절이’라는 메뉴는 봄/여름 계절 채소를 이용해서 만드는 메뉴인데 이 중 80% 옥상에서 재배한 채소가 사용된다. 콜리플라워, 콜라비 등 일반적으로 겉절이에 사용되지 않는 재료들을 샐러드 식으로 재풀이 해서 만드는 음식. 밥이랑 함께 제공되는 메뉴인데 한식의 가장 근본이 되는 ‘밥과 김치’를 재해석한 메뉴라 더욱 좋아하는 메뉴다.

전통주 페어링이라는 메뉴도 제공하고 있다. 그중 특히나 애정 하는 전통주가 있다면? 추천하는 음식 조합도 궁금하다.

오로시 복숭아 스파클링 와인과 봄 겉절이의 조합. 오로시 복숭아 스파클링 와인은 솔티 마을이라는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인데, 세종시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복숭아 통 과육을 발효해 만든 와인이다. 통 과육을 발효해서인지 매실 향도 나고 깊은 향도 난다. 마침 봄 겉절이에도 매실청이 들어가기 때문에 같은 노트를 갖고 있어 궁합이 훌륭한 편. 오로시 복숭아를 사용하는 것도 농민을 돕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미자 서울의 가치관과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레스토랑도 협업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는 추세다.

사실 영상을 올리고 나서, 많은 분들이 문의를 주셨다. 협업에 대해서는 늘 열려있지만, 미자 서울에 대한 정체성 확립이 우선인 것 같다. 미자 서울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전통주 페어링, 팜 투 테이블 등 레스토랑에 대한 수식어가 나오게 만드는 것이 먼저이지 않나. 적어도 6개월은 정체성 확립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추후에는 영국 남자, 로건 등 한국의 맛을 알리고 있는 타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을 기대해도 좋을까?

둘 다 실제로 친분이 있어서, 과거에 미리 영상을 몇 개 찍어두기도 했다. 로건 같은 경우는 친한 친구 사이여서 한국에 방문하면 자연스럽게 두비두밥의 브이로그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친구들에게는 늘 고맙게 생각하고, 좋은 기회가 있다면 함께 컨텐츠 기획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로지 한국 문화를 사랑해서 온 사람들이니까 이왕이면 특색 있고 깊이 있는 한국 문화를 소개해 주고 싶다. 순대 국밥이나 곱창 같은. ‘장 만들기’와 같이 보다 심도 있는 컨텐츠를 함께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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