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민보다 많은 850만 명의 사람들이 MOMA를 찾았다. 작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눈 맞춤을 하기 위해서인데.
<예술가가 여기 있다>는 아브라모비치와 관객 1명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하는 퍼포먼스 작품이었다.
그들에게 허용되는 것은 오직 가만히 응시하는 것뿐, 대화도 접촉도 금지되었다.
그렇게 작가는 736시간 동안 사람들과 가만히 눈을 마주쳤다.
하지만 금기는 깨져버렸다. 한 남성이 등장하자 눈물을 흘린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그는 작가의 전 연인이자, 함께 예술 활동을 이어왔던 파트너 울라이였다. 둘은 22년 전 헤어진 뒤 다시는 마주한 적이 없었다.
나이 든 중년의 모습으로 마주한 둘.
서로의 눈에서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고, 결국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금기를 깨고 손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