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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정철훈을 만나다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정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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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당신은 누구인가. 

A. 안녕하세요, 사진과 영상을 매체로 작업하는 정철훈입니다.

Q. 사진이란 무엇인가. 

A. ”사진은 그림을 그리듯이 찍으라.” 사진작가이신 아버지께서 자주 하신 말씀입니다. 사진은 단지 기록을 넘어, 내면의 감정과 시각적인 표현을 하나의 장면에 담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Take a picture’라는 영어 표현 역시 바라보고 있는 현상을 찍는 사람의 방식대로 ‘가져오는’ 행위로 해석됩니다.

Q. 사진에 무엇을 담는가. 

A. 주로 ‘아름다운 것들’을 담을 때가 많습니다. 이 아름다움은 외적인 요소 외에도 그 순간 저에게 울림을 주었던 감정이나 경험을 함께 의미합니다.

Q. 어떤 순간에 카메라를 켜는가. 

A. 정해진 주제와 맞닿은 순간을 만날 때 카메라를 켭니다.

Q. 사진가란 무엇인가. 

A. 사진가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Wolfgang Tillmans의 작업을 통해, 사진이 단순히 아름다움을 담는 것을 넘어 개인적인 경험과 그 경험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 역시 제 사진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만의 감정이나 기억을 떠올렸으면 합니다.

Q. 개인적으로 작업 활동에서 지키려는 철칙이 있다면.

A. 사진집을 중심으로 작업합니다. 사진집에서 전할 이야기를 구상하는 데 3분의 2, 사진 촬영에 3분의 1의 시간을 씁니다. 전시는 사진집 작업의 연장선입니다.

Q. 이번 전시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A. 이번 전시는 2023년부터 1년여간 국내의 다양한 온실 수목원에서 촬영한 작업들을 담은 사진집 Arboretum 중 몇 점을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Q. 전시 공간으로 Square Gallery를 고른 이유는 무엇인가.

A. 사진집 Arboretum 에 담았던 작업들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작품들이 하나의 ‘프레임’ 안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다시 펼쳐 보이는 자리입니다. 마침 갤러리 이름도 ‘Square’라니. 또한, 갤러리 창문 너머로 사진집의 시작점이 되었던 어린이대공원과 나무들이 보이는 풍경이 이 선택에 더욱 의미를 더했습니다. 이 지면을 빌려 전시 운영에 있어 많은 도움을 주신 Square Gallery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Q. 관람객이 어떤 경험을 했으면 좋겠는가. 

A. 각자의 기억을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온실 수목원을 소재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억을 표현했습니다. 우리 머릿속 여러 기억이 뒤섞여있는 것처럼 온실 수목원도 식물과 구조물들이 뒤섞여 있음을, 전시를 천천히 관람하시며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Q. 이번 전시 작품들 중에서 유독 애정하는 작품이 있는가. 있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A. 14번 작품 Children’s Grand Park. 실제 갤러리의 가로 20m에 달하는 긴 통창에서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작품으로 두었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어린이대공원의 나무들이 작품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제 사진 작업을 관통하는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인위를 배제하고 보이는 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Q. 앞으로 어떤 작업을 이어나갈 예정인가.

A. ‘물(water)’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갈 계획입니다. 매체 역시 사진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Q. 전시가 끝나면 어디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가. 

A. 갤러리와 같은 전시 공간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해외 전시도 준비 중입니다.

Q.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 

A. 거창한 목표보다는 지금처럼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작업이 주는 즐거움이 가장 큽니다.

다만 그동안은 제 작업에 가장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누군가의 작업 속 수단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떤 방향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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