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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아주다의 의미가 뭔가요?

당신의 손을 놓게 된 순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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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매번 뜨거울 수는 없다. 불타오르던 사랑은 땔감이 되어 온전한 사랑을 유지시킨다. 그러나 만남이 있다면, 이별도 있는 법. 난로는 꺼지기 마련이다. 좋은 이별이든, 나쁜 이별이든. 연인이든, 가족이든, 상대와의 수많은 추억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그 아련한 추억을 놓아주어야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한다.

나의 일부였던 상대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우리는 마음속 깊숙한 곳에 상대를 가둬놓는다. 놓아주기 싫어서. 걱정해 주듯 말하는 놓아주라는 말. 모두가 안다. 그렇게 해야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그러나 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진다면, 재미없는 세상이 된다. 놓아준다는 것이 그저 잊어버리는 것일까?

놓아주다의 의미가 뭔가요?

인터넷을 유영하던 중, 네이버 지식인에 “놓아주다의 의미가 뭔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발견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토끼 생각이 날 때마다 사진을 본다는 질문자. 그가 힘들까 봐 친구들은 이제 그만 토끼를 ‘놓아주라’고 말한다.

나의 마음에는 여전히 님의 온기가 뜨겁게 남아있는데, 어떻게 말처럼 쉽게 놓아줄 수 있을까? 누군가의 마음에 소중한 존재로 남아있다는 건 질문자의 말처럼 오히려 좋은 거 아닌가?

상처 같은 이별, 흉터 같은 기억

상처는 흉터로 번진다. 상처가 얼마나 심한지에 따라 흉터로 변하는 시간이 달라진다. 이별도 마찬가지다. 이별이라는 상처에 세상은 언제나 ‘시간’이라는 처방을 내려준다. 상처가 아물 때까지 시간이라는 연고를 발라야 한다.

말처럼 쉽게 놓아줄 수 없는 이별의 상처는 지금 당장 흉터로 번지길 바란다. 일단 아픈 건 싫으니까. 그러나 우리는 흉터가 몸에 크게 남는 것은 또 바라지 않는다.

어떻게 빠르게 상처를 치료하고, 흉은 덜 질 수 있을까?

3년이 지난 후에 댓글로 누군가 답변을 남겼다.

“사랑했던 토끼에 관한 추억, 경험, 감각들을 모두 추상적 바다에 쏟아부어 생각이 날 때마다 바다를 찾으면 된다.”

“토끼에 대한 감정이 시간이 지나 흐려지겠지만, 사라지진 않는다. 오히려 오래오래 당신의 바다를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이며,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에서 ‘소중했던 존재’로 남게 될 것이다.”

어쩌다 흉터를 보고도 “그땐 그랬지”라며 추억할 수 있을 때, ‘놓아주다’라는 말을 쓸 수 있나 보다.

시간이 약이라고. 좋은 추억으로 편집된 것인지, 지나고 보니 정말 별거 아니었던 것인지, 어찌 됐던 시간이 지나면 결국 피식하며 떠올리는 추억이자 성장의 양분이 된다.

“이젠 놓아줘야지”라는 말이 “떠나보내야지”, “잊어야지” 가 아닌, 우리의 마음속 바다를 더욱 찬란하게 만들어줄 산물을 차곡차곡 쌓기 위한 행동인 것이다.

잔잔히 바다에 흩어진 기억의 산물들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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