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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 동시에 사랑을 저질렀다

나쁜 사랑의 아이콘, 보니 앤 클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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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없는 것처럼 하는 사랑. 여전히 사랑에 목마른 우리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그런 사랑은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듯하다. 100세까지 남아있는 삶, 미래를 위해 혼자 달리기도 버거운 지금. 별반 다르지 않을 당신에게 잠시나마 사랑의 도피를 꿈꾸게 해줄 세기의 커플을 소개한다. 죄악 속에서도 낭만적인 사랑을 택했던 범죄자 커플, 보니 앤 클라이드(Bonnie and Clyde).

보니-앤-클라이드-이야기

범죄자 클라이드를 만난 우등생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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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 엘리자베스 파커. 그녀는 성인이 되어서도 펜을 놓지 않을 만큼 글쓰기를 좋아하던 우등생이었다. 그런 그녀의 일탈이 시작된 건 친구 집에서 우연히 클라이드 배로우를 만나면서부터. 한눈에 그와 사랑에 빠진 그녀는 클라이드를 위해 ‘감옥 뒷바라지’를 시작했다. 그가 보니와의 만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동차를 훔친 혐의로 감옥에 수감되었기 때문이다. 달콤한 애칭이 적힌 편지를 주고받는 것은 물론, 총기를 밀수입해 그의 탈옥 시도를 돕기도 했다. 

둘은 두어 번 얼굴을 마주한 것이 전부였지만, 빠른 속도로 서로에게 빠져들었다.

죄악의 도화선에 불이 붙다. 

1932년, 클라이드는 가석방 선고를 받고 출소했다. 드디어 상봉하게 된 보니 앤 클라이드. 둘은 머지않아 사랑과 범죄의 맛에 흠뻑 빠져들기 시작했다. 주변 인물들과 클라이드의 성을 따 ‘배로우 갱’이라는 갱단을 만들고 은행, 식료품점, 주유소를 가리지 않고 습격했다. 신원을 감추려 복면을 쓰지도, 도주 계획을 미리 세우지도 않았다. 그들의 악행 속에 경찰관 9명이 사망했지만, 도리어 대중의 응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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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대중의 지지를 받은 이유

당시 미국은 경제 대공황으로 모두가 힘들었다.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길거리에 나앉은 노동자들의 재산을 가져가는데 자비 없었던 은행은 대중들의 분노를 키웠다. 거기다 금주령까지 발령되었으니! 알코올 없이 버텨야 하는 팍팍한 현실 속, 미국에 대항하는 두 사람의 범죄행각과 사랑은 술 그 이상의 자극제였다. 없는 재산까지 몰수해가는 은행과, 자식이 배가 고파 식품을 훔치는 아버지를 잡아가는 경찰에 복수하는 행위에 대리만족을 느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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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들은 계속 도망칠 수 있었나?

그들은 경찰과 수차례 마주하였음에도 2년 동안 잡히지 않았다. 훔친 고급 차 포드 V8과 클라이드의 환상적인 운전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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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끈질기게 주 경계를 넘나들며 경찰의 추적망을 피해 갔다. 보니와 클라이드를 옹호하는 몇몇의 사람들은 그들을 숨겨주기도 했다. 

그러나 보니와 클라이드는 1934년 매복하고 있던 경찰들에게 난사를 당하며 죽음을 맞이했다. 낭만적인 사랑이 있었을지라도, 그들은 강도와 살인을 저지른 흉악범. 당연한 결과였다. 당국은 골칫거리를 없애 속이 시원했겠지만, 시대를 상징하는 이 커플의 장례식에는 2만 명 이상이 찾아와 그들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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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계의 그들을 향한 사랑

그들의 사랑은 죄로 가득했지만, 아름다움으로 미화됐다. 죽을 때까지 연인을 위해 모든 것을 건 그들의 행위는 곧 낭만이 되었다. 끝까지 함께하기로 한 약속을 지킨 덕분에 예술계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많은 작품의 소재가 된 보니 앤 클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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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다룬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당시 상황을 현장감 있게 그려냈다. 뉴 할리우드 시네마의 시초로 알려져 있는 이 작품은 과감하게 잔인한 장면들을 사용하며 이후 개봉한 <이지 라이더>, <택시 드라이버> 등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외에도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투팍, 에미넴, 누자베스, 비욘세 등이 그들을 소재로 사랑을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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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저지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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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들은 함께 망할 것이고

나란히 묻힐 것입니다.

소수에게는 슬픔이 될 것이고

법은 안도감이 들겠지만 

보니와 클라이드에게는 죽음입니다.”

보니의 시

사랑은 범죄 같은 일이다. 언젠가 다투고, 헤어지고, 후회하고를 반복할 것을 알면서도 ‘저지른다’. 그렇기에 보니 앤 클라이드의 죄 많은 사랑 이야기는 우리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사람은 못 죽일지언정 상대의 마음을 훔치고 아프게 만드는, 그런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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