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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조선시대부터 핫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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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좋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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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은 언제나 핫플레이스였다. 1988년 한국에 맥도날드 1호점이 생긴 곳도 압구정. 오렌지족, 야타족의 성지로, 패션과 유흥의 메카였던 곳도 압구정. 현재 도산대로를 중심으로 열리는 많은 팝업 스토어와 먹거리, 볼거리로 가득한 곳도 압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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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상권, 압구정은 언제부터 이렇게 핫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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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때부터였다. 압구정은 명나라, 일본 사신들도 오고 싶어 했던 ‘핫플레이스’였다.

수양 대군, 세조의 오른팔이자 성종 때까지 권력을 장악했던 권력가 한명회가 노닐던 ‘압구정’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보자.

피로 물든 권력가, 한명회

영화 <관상>을 본 적이 있는가? 배우 이정재가 연기했던 ‘수양대군’은 1453년, 계유정난을 일으켜 권력을 잡았다. 난을 일으켜 권력을 잡겠다는 생각의 중심에는 ‘한명회’가 있었다. 그는 수양대군의 오른팔로서, ‘피의 군주’ 세조를 만들어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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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한명회는 지금의 국무총리 격인 영의정이 되었고, 세조 이후에는 자신의 두 딸을 예종과 성종의 후궁으로 들이면서 왕의 장인으로서 권력을 이어나갔다.

왕의 말을 거역하는 자

13살에 왕위를 이어받은 성종. 그에게 시집보낸 막내딸이 이른 나이에 요절하고, 성종이 어른이 되면서 한명회의 권력은 조금씩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그는 결국 좌의정 자리에서 내려와 보통 신하가 되어 말년을 보내기 시작한다. 

한명회의 호 ‘압구정’을 그대로 가져와 만든 정자 ‘압구정’. 한강을 앞에 둔 압구정의 경치는 중국에까지 소문이 나 중국 사신들이 조선에 오면 관람을 하고 싶어 했다고.

한명회가 70세가 되던 성종 12년, 중국 사신이 왕을 통해 압구정을 구경을 요청했고, 그는 정자가 좁다며 왕의 말을 거절했다. 한명회는 왕실에서만 쓸 수 있는 천막을 사용하게 해준다면 압구정에서 잔치를 벌이게 해주겠다고 하며 왕의 머리 꼭대기 위에 서보려고 했다.

화가 난 성종과 평소 그를 안 좋게 보던 신하들은 한명회를 파직시켰다. 더하여 성종은 제청천과 희우정을 제외한 모든 정자를 없애라는 왕명을 내리며 압구정 정자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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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가 돌아다니지 않는 갈매기의 놀이터

‘압구(狎鷗)’란 갈매기의 벗이라는 뜻이다. 갈매기들과 함께 즐기는 정자 압구정은 사실 갈매기가 얼씬도 하지 않는 곳이다. 화려했던 압구정은 난을 일으켜 최고 권력을 누리기 시작한 예사롭지 않은 그의 정치 인생에 부메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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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들과 벗하며 말년을 보내고 싶었지만, 모든 관직에서 삭탈 당하며 그의 호 ‘압구(狎鷗)’는 ‘갈매기들을 누른다’는 뜻의 ‘압구(押鷗)’가 되어 다른 신하들의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영화 <관상>에서 관상가 양반이 목이 잘릴 팔자라고 하였는데, 죽을 때는 틀렸다고 생각했겠지만, 결국 그가 맞았다.

이미 세상을 떠났던 연산군 시절, 한명회는 ‘갑자사화’에 연루되어 시체의 목을 베어버리는 ‘부관참시’까지 당했다고. 

지금 봐도 최고의 명당입니다

“압구정 일대는 마치 한강을 껴안는 듯한 입지를 보여 재운과 건강운을 높여준다.”

대한민국 최고의 풍수 명당자리를 꼽으라고 한다면, 풍수지리가들은 압구정을 가리킨다. 그중에서도 한강 물이 휘감아 흐르는 자리에 위치한 압구정 현대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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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이 많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안에는 압구정의 영혼이 잠들어있다. 지금까지의 주인공이었던 ‘한명회’의 정자 ‘압구정’의 터에 아파트가 들어선 것이다.

최고의 권력가에서 한순간에 추락한 한명회. 이를 비유라도 하듯이 거대한 아파트 단지 사이에 푯돌 하나로 남아있는 압구정 없는 압구정동.

X세대부터, 아니 조선시대부터 MZ 세대까지, 압구정에 피어오르는 ‘핫플레이스’의 기운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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