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어떤 청춘을 보내고 있는가.
매일 가슴 뛰는 날들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프고 쓰라린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들도 있다.
라이언 맥긴리
이렇듯 다양한 모양의 청춘을 포착한 포토그래퍼 라이언 맥긴리 (Ryan McGinley).
그는 뉴욕에 뿌리를 두고 도시 문화를 찍으며 자연으로 광범위하게 배경을 넓혀갔다.
스물다섯의 나이에 휘트니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가장 어린 예술가인 맥긴리.
휘트니 미술관에서 이렇게 젊은 나이의 인물이 개인전을 연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이를 통해 자신의 작업물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였고, 평생 사진을 찍겠다고 다짐했다.
그것이 그의 인생 전환점이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만큼 강한 확신과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된 것.
매직 타임
그는 필름 카메라 ‘야시카 T4’를 가지고 청춘들의 나체를 주로 담았다. 누드 자체보다 벗은 몸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와 감정을 중요시한다고.
그는 젊음의 자유와 아름다움을 포착하며 매직타임을 중요시한다.
그에게 매직타임이란 해 뜨기 두 시간 전과 해가 지고 두 시간 후이다. 그는 그때를 작업시간으로 설정하고, 시간을 놓치지 않고 작업에 임한다.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두우니까. 그 순간 청춘의 깊은 구석을 담으려던 게 아닐까.
그에게 중요한 것은 가장 본연의 모습이자 살아있음 자체다.
젊음을 담다
그가 담아낸 이들의 젊음은 그가 살아온 시간에서부터 비롯된다.
언더그라운드 예술가들과 함께 자라온 그는 어릴 적부터 젊은 친구들과 자유를 즐기며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했다.
옥상에서 그래피티를 그리거나 술집에 의존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기록했으며, 그가 담는 이들은 자유를 만끽하느라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이렇듯 젊은 친구들의 영향을 받아온 그는 직접 경험한 날들을 사진 속에 녹이며, 뚜렷한 기억으로 남겼다.
“사진작가로 일하는 건 이상한 일이죠. 사진에서 벗어나야 하니까요” 사진에서 한 걸음 물러나 청춘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것만으로도 젊음의 일부이다.
사진가는 한 걸음 물러나 피사체에 사랑에 빠져 작업에 임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진정한 젊음의 아름다움이 나올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자유와 해방
필자는 뮤지션 ‘시규어 로스(Sigur Rós)’의 앨범 커버를 처음 보았을 때, 그 이미지에 매료되었다. 앨범 커버에 사용된 사진은 그가 친구들과 함께 미국을 횡단하며 찍은 것이다.
이 커버에서 보이는나체로 달리는 인물들의 모습은 낯부끄럽지 않다.
오히려 아름다움과 애틋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들은 지쳐 보이지 않고, 자유롭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지친 일상 속에서 이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바라보면, 함께 뛰놀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된다.
예술이란
예술이란 결국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관객이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하는 힘을 지닌다.
작품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하는 예술가.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에는 다양한 예술의 형태가 있다.
그중 중요한 척도가 되어주는 맥긴리. 그가 담은 자유롭고 거친 모습은 도발적이나, 인간의 본성과 자유를 탐구하는데 의의가 있다.
“사진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순간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그의 사진들을 보고 해방감과 자유를 느꼈다면,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것과 동시에 보편적인 일상 속에서 특별한 순간을 담아내는 열정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라이언 맥긴리에게 가장 중요한 매직타임. 그 순간에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라는 속담이 떠올랐다.
빛이 존재하려면 어둠이 존재하고, 힘든 일이 있고 난 후 좋은 일이 온다.
힘겨운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청춘들. 언젠가 다가올 빛 가득한 날들을 고대하며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