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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봐, 우울하고 망가진 나를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비운의 천재 래퍼 텐타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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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텐타시온’, 그는 많은 이름을 가졌다. X, TRIPLE X, Jah, Tentasion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한국에서는 ‘텐타시온’이라고 주로 불린다. 

그는 기구한 삶을 살았다. 그리고 한국나이로 21살에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화려하게 빛나는 무대에 오르기 불과 두 시간을 앞둔 시점이었다. 그의 스포츠카로 강도가 달려들었고, 운전석에 있던 텐타시온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끔찍한 범죄는 계획된 것이었다. 네명의 범인 중에는 텐타시온과 함께 보호 관찰실에 있었던 ‘데드릭 윌리엄스(Dedrick Williams)’가 있었고, 큰돈을 인출하는 그를 목격한 것. 범인들은 그의 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그의 차량에 접근했다. 

범죄는 계획적이었지만, 죽음은 우발적이었다. 조수석에 있던 5만 달러를 갈취한 일당은 그대로 달아날 수 있었음에도 그를 향해 총을 쐈기 때문. 안타까운 죽음이 아닐 수 없다. 

일당 중 한명이 쏜 여러 발의 총알이 텐타시온의 목을 관통했고, 병원으로 급하게 옮겨졌지만 상태가 심각하여 살릴 수 없었다. 

xxxtentasion-텐타시온-x-래퍼-아티스트

그의 죽음에 음악계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추모가 이어졌다. 너무 어린 나이였고, 눈부신 재능을 보이던 뮤지션이었기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비보에 세계는 슬픔에 휩싸였다. 

그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고급 오토바이 매장에서 그의 죽음을 추모하고 가해자들을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 건축 중이던 텐타시온의 새로운 집에서도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무려 1,000명 이상의 집단이 모여 추모식을 열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거대해지는 집단의 규모에 결국 경찰이 투입되어 집단을 해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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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타시온의 장례식은 두 번 진행됐다. 팬들도 참석할 수 있는 공개 장례식, 그리고 측근들만 참석할 수 있는 개인 장례식이 하루를 두고 서로 다른 일정으로 진행됐다. 공개 장례식은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것을 예상하고 약 2만 명이 입장할 수 있는 규모의 경기장에서 진행됐다. 하루 뒤에 이어서 진행된 개인 장례식에는 그의 동료였던 릴 우지 버트와 릴 펌프 등 수많은 래퍼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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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이 끝난 뒤에도, 그를 기리는 추모식은 끝나지 않았다. 곳곳에서 집회 및 추모식이 진행됐고, 빌리 아일리시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그를 위한 헌정 곡을 써내려갔다. 나플라 또한 쇼미 더머니 2차 예선에서 “R.I.P X”를 외쳤다. 

그가 세상을 떠난 바로 다음날, 곡 ‘SAD!’는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고, 사후에 핫 100 1위 싱글을 얻은 역대 최초의 아티스트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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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으로는 거를 타선이 없는 진짜 ‘멋진 녀석’이었지만, 그는 ‘악마’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이기도 했다. 

그의 폭력성은 불과 6살이 됐을 때부터 나타났다. 한 남성이 자신의 엄마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깨진 유리조각을 들고 자신보다 훨씬 몸집이 큰 남성을 위협했고, 중학생이었을 때는 누군가 자신의 엄마를 향해 ‘창녀’라고 말하자 즉시 입을 발로 차버렸다. 

사실 여기까지는 가족을 아끼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어린 마음에 충동적으로 저지른 사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인을 향한 이유 없는 폭력과 강도 전과는 변명의 여지가 없었으며, 무엇보다 그의 전 여자친구였던 제네바 아얄라를 향한 무차별적인 폭력과 언행은 예술적인 음악성을 가릴 정도로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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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타시온의 삶이 얼마나 어둡고 참혹했는지는 그가 초반에 공개했던 곡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곡 ‘Look At Me!’는 19살의 청소년이 만들었다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고 자극적인 내용들이 담겼다. 또한 사운드 클라우드에 업로드했던 곡 ‘Vice CIty’에는 자신이 플로리다에서 실제로 겪었던 어두운 이야기들을 담아냈고, 당시에 겪었던 고통들에 대해 폭로했다. 

“I be felling pain, I be feeling pain just to hold on” 

나는 고통을 느끼고 있어, 그냥 버티기 위해 고통을 느끼고 있어 -Jocelyn Flo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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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2017년에 발매한 앨범 [17], 그리고 세상을 떠난 당해에 발매된 앨범 [?]는 전에 그가 보여줬던 공격적이고 강한 사운드와 반대되는 색깔을 보여줬다. 대부분의 곡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가졌으며, 정신적인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는 내용을 담아냈다. 

소파에 편하게 앉아 그의 마지막 앨범이자 두 번째 정규 앨범이었던 [?]를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해 보자. 그가 느꼈을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갈등,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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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얼굴에는 ‘텐타시온’을 상징하는 표식들이 그려져있다. 왼쪽 눈썹 위에 그려진 ‘Alone’이라는 단어는 아무리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더라도 나는 여전히 혼자고 진심으로 마음과 감정을 이해해 줄 사람은 없다는 뜻을 가졌다. 

이마 오른쪽에 새겨진 17이라는 숫자는 2017년도를 상징한다. 자신의 앨범이름이자 심장이 아파서 고생했던 17살 시절을 기억하기 위해 새겨졌다. 이외에도 왼쪽 목과 뺨 사이에 위치한 시계 타투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겼던 텐타시온의 가치관이 담겨있으며 오른쪽 눈 밑에 새겨진 ‘numb(무감각)’는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일을 겪은 그가 외부의 자극에 무감각해져 간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너는 변하고 있어, 참을 수가 없어. 내 심장은 이 상처를 견뎌낼 수 없어” – Chan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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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많이 저질렀다. 하지만 변화하고 있었다. 참회를 반복했고, 내면적으로, 외면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그렇기에 미래가 더욱 기대됐다. 

“꿈을 좇길 바라, 비록 네가 방향을 잃고 헤매더라도, 네 수호천사들이 널 지켜주고 있다는 걸 알아, 하루하루.” – 텐타시온

네 명의 강도가 갑자기 차로 달려들어 혼란스러운 상황, 자신의 체인을 빼앗으려는 강도를 향해 그는 소리쳤다. “뭣 때문에 이러는 거예요?” 

빠르게 그의 재산을 갈취한 강도들은 달아났다. 하지만 그 중 한 명이었던 마이클 보트라이트는 멀어지다 돌아섰고, 텐타시온의 눈을 응시하며 방아쇠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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