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눈이 내렸다. 지독히 차가운 바람을 지나 들어선 곳은 바로 극장. 서늘했던 체온은 금세 관객들의 온기로 녹아든다.
극장을 떠나 형형하게 남아있는 장면들이 다시금 당신을 찾아왔다. 12월의 극장에는 칸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들과 당신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놓친 영화들이 다수 스크린에 걸릴 예정.
부쩍 내려간 당신의 체온을 끓어오르게 할 영화들을 추천한다. 필모그래피의 강렬한 시작을 알린 작품부터, 40년이 훌쩍 넘은 누군가의 발자취까지. 12월, 조금 특별한 영화 곁으로 떠나보자. 당신의 발걸음이 향하는 순간 영화는 시작할 테니.
코랄리 파르자 <서브스턴스>
우리는 누구나 더 나은 나를 기대한다.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코랄리 파르자 감독의 <서브스턴스>. ‘나’와 더 나은 ‘나’의 대결 사이, 데미 무어가 또 한 번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 ‘올해 최고의 미친 영화’라는 평론가들의 찬사 속 영화 팬들의 기대를 자아낸 이 영화가 드디어 한국에 도착한다.
“꿈꿔본 적 있는가, 더 아름답고 더 완벽한 나.”
CGV 아트하우스 : 양조위 배우전
12월, 양조위가 극장을 찾아온다. 왕가위 감독과 함께한 그의 대표작과 더불어 오랜만에 극장을 찾아온 <무간도>와 <색, 계>까지. 카메라에 담긴 양조위의 눈빛을 스크린에서 마주해 보자. 무연한 스크린 속 그는 당신만을 바라볼 테니.
12월 18일 ~ 12월 31일, CGV 아트하우스
아트하우스 모모: 미카엘 하네케 특별전
칸 영화제가 사랑한 감독, 미카엘 하네케의 특별전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진행된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하얀 리본>과 <아무르>로 황금종려상을 2회 수상한 바 있다. 인간의 본성과 모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그. 스크린 앞에 앉아 미카엘 하네케 감독만의 영화적 세계를 감상해 보자.
12월 9일 ~ 12월 25일, 아트하우스 모모
타셈 싱 <더 폴: 디렉터스 컷>
감독의 시선으로 새롭게 완성된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24개국에서 제작된 한 편의 꿈이 4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어떠한 CG도 사용하지 않고 오롯이 감독의 손에서 탄생한 경이로움, 12월에는 4K로 만날 수 있는 기회.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던 2분의 미공개 장면 또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캔버스를 욕망하는 스크린, 붓을 동경하는 카메라, 재생을 희구하는 이야기.” – 이동진 평론가
레오 카락스 <알레고리, 잇츠 낫 미>
‘레오 카락스, 당신은 누구인가’에 대한 감독 스스로의 회고. 그의 뮤즈 드니 라방과 함께 40년이 훌쩍 넘은 그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자. 레오 카락스, 당신은 누구인가.
“레오 카락스라는 존재를 이루는 물질과 파동” – 씨네21 김혜리 기자
한국영상자료원 : KOFA x 멕시코국립시네테카 50주년 기념 멕시코 영화 특별전
한국영상자료원과 멕시코국립시네테카의 50주년을 함께 기념해 멕시코 영화 특별전이 진행된다. 지난 반세기 동안 각국의 영화 유산을 보존한 노력을 함께 기리기 위한 것. 이번 특별전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멕시코 영화의 전성기 동안 제작된 일곱 편의 복원판이 상영된다. 멕시코와 스페인의 거장 루이스 부뉴엘을 비롯해 에밀리오 페르난데스, 훌리오 브라초 감독의 영화들을 특별히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니, 놓치지 않도록 하자.
12월 5일 ~ 12월 14일, 한국영상자료원
하프단 울만 톤델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
데뷔작으로 제77회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감독, 하프단 울만 톤델. 마침내 필모그래피의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더불어 지난 칸 영화제에서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레나테 라인스베의 최고작이라는 평이 따른다. 최고에 최고가 더해져 탄생한 작품을 가장 먼저 스크린에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