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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내가 왜 괴짜야? 파괴적인 상상력을 가진 팀 버튼

독보적인 영상미를 보여주는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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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봐서 내가 괴짜야?”

긴 검은 머리에 특이한 안경, 어두운 의상의 팀 버튼. 그는 누가 봐도 남들과 다른 ‘괴짜’였다.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진실한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느낌이 들며 그로 인해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과묵했고, 고요한 분위기를 즐겼다. 혼자 보내는 시간도 그에게는 그저 멋진 놀이 시간이었다. 청소기 소리가 좋다는 이유로 청소기를 자신의 친구라고 생각할 정도로 풍부한 상상력과 생각이 많은 아이였던 것. ‘동물은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

팀 버튼 감독과 관련된 일화들은 굉장히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다. 워낙에 공식적인 자리에 잘 나타나지 않고, 인터뷰도 거의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의 일상은 가려져 있다. 그럼에도 알려진 몇몇 재미있는 일화에 대해 알아보자. 그의 작품 스타일과 분명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

 ‘청소기 친구’가 있을 정도로 풍부했던 그의 상상력은 여러 마리의 애완동물을 키우며 더 확장됐다. 그는 동물들을 항상 가까이하며 아꼈는데, 가장 친한 친구처럼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며,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훗날 그의 작품에 동물들이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그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영적인 존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만큼, 고양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아주 특별한 취미’ 

그는 소소한(?) 취미 생활도 즐겼다. 특히 타로 카드에 큰 재미를 느꼈는데, 잘 짜인 한편의 이야기 같은 타로카드의 매력에 푹 빠졌고, 직접 다른 사람들에게 타로 카드를 알려주기도 했다.(훗날 팀 버튼의 그림을 기반으로 완성된 영화 <크리스마스 악몽>을 테마로 타로 카드를 만들기도 했다)‘학교는 재미없어’

팀 버튼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예술을 전공했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그는 머릿속에 있는 상상을 그림으로 옮겼고, 이런 미술 활동은 그가 감독이 된 후에도 이어져서 직접 그린 일러스트로 아트북을 만들거나 영화 표지를 직접 완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팀 버튼은 학교에서 알려주는 예술 방식에 적응하지 못했다. 캘리포니아 예술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며 계속 꿈을 키웠지만, 역시나 정해진 틀을 따르지 않았으며 천천히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가는데 힘썼다.‘팀 버튼과 디즈니의 조합이라’

그가 디즈니에서 근무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면 믿지 못할 사람들이 많을 것. 팀 버튼 특유의 다크하고 어두운 분위기는 디즈니와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대학교 졸업 이후에 애니메이터들의 꿈의 직장인 디즈니에 들어가는데 성공했지만, 금방 전통적인 애니메이션 스타일과 디즈니 특유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퇴사했다. 그리고 디즈니를 뛰쳐나온 팀 버튼의 선택은 완전히 옳았다. 

‘빈센트부터 비틀쥬스까지’

팀 버튼은 디즈니에서 나온 후에 꾹꾹 눌러왔던 창작 욕구를 터트리듯 다크 한 개성을 듬뿍 담아낸 단편 애니메이션 <Vincent>를 제작하며 빠르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흑백 필름이면서도 빛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굉장히 어두운 무드의 작품이었던 <Vincent>는 ‘팀 버튼’ 그 자체. 관심을 기회로 포착한 팀 버튼은 <Vincent>에서 보여줬던 다 큰 함을 한가득 안고 1984년, SF 코미디 호러 영화 <프랑켄위니>를 공개했다. 두 작품만으로 남다른 창의력과 실력을 겸비한 감독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그는 1989년에 판타지적인 색채가 강한 영화 <비틀쥬스>를 공개했다. <프랑켄위니> 이후로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준비했던 작품인 만큼 멋진 결과를 얻는데 성공했다. 1500만 달러가 투입된 <비틀쥬스>는 무려 약 5배에 달하는 7370만 달러 수익을 손에 쥐었다.

영화 <비틀쥬스>는 팀 버튼 감독뿐만 아니라 주연을 맡은 배우 ‘마이클 키튼’과 ‘위노나 라이더’가 일약 스타로 뻗어나갈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모든 면에서 팀 버튼 감독만이 만들 수 있는 전무후무한 작품으로 현재까지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자랑하고 있다. <비틀쥬스>의 대성공에 힘입어 팀 버튼은 주류 감독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갔다. 1989년에는 특유의 다크하고 기괴한 분위기의 <배트맨>을 선보이며 기존의 가볍고 유머러스한 캐릭터 분위기를 180도 바꿔놨고, 바로 이어서 1990년에는 조니 뎁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 <가위손>까지 성공시키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러로 자리 잡았다. ‘팀 버튼의 파트너 조니 뎁’

영화 <가위손>을 통해 인연을 맺은 팀 버튼과 조니 뎁은 이후로 꾸준히 작품을 함께 만들었다. 1995년 작품 <애드우드>, 2000년 작품 <슬리피 할로우>, 2005년에 개봉한 <찰리와 초콜릿 공장>, 그리고 <유령 신부>, 2008년 작품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2010년 공개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2012년 작품 <다크 섀도우>까지 무려 여덟개의 작품을 함께 완성하며 환상의 짝꿍임을 인증했다. 팀 버튼 감독이 그를 이토록 좋아한 이유는 역할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하는 조니 뎁의 뛰어난 연기 실력에 있다. 영화 <가위손>에서는 창백한 얼굴과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연기를 기가 막히게 소화했고,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는 윌리 웡카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줬다. 분장에 따른 비주얼 변화도 팀 버튼 감독의 취향과 맞물리며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서 함께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여전히 건재한 예술적 창조성’

팀 버튼은 지금도 여전히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감독으로서 영화를 촬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작가로서 전시회를 열고, 아트북을 만들기도 한다. 사실 분야는 전혀 관계없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독창성을 공유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기괴한 이야기와 몽환적인 미장센, 동화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환상적으로 풀어내는 팀 버튼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를 선택해서 관람해 보자. 아, 그리고 2024년에 모니카 벨루치가 출연하는 <비틀쥬스2>가 개봉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 또한 기대를 가지고 기다려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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